
KBO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회관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예방 관련 정규리그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류대환 사무총장과 단장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O리그도 페넌트레이스 개막 연기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프로축구의 개막을 막고 남녀프로배구, 남자프로농구를 중단시킨 가운데 KBO리그의 개막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KBO는 최대한 짧은 단위로 일정을 조정해 급변하는 사태에 대응할 계획이다. 무관중 경기나 리그 일정 축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 KBO, “개막 연기 NO, 개막일 2주 전까진 정한다”
KBO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실행위원회(단장 모임)를 개최, 리그 개막 일주일 연기에 대해 논의했다. KBO는 이날 나온 의견들을 10일 이사회(사장 모임)에서 다시 검토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는 류대환 KBO 사무총장과 김치현(키움 히어로즈), 손차훈(SK 와이번스), 차명석(LG 트윈스), 김종문(NC 다이노스), 홍준학(삼성 라이온즈) 단장이 참석했다.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조계현(KIA 타이거즈), 정민철(한화 이글스) 단장은 태블릿PC를 통해 화상회의까지 치렀다. 미국이 밤 시간이었음에도 사상 초유의 화상회의까지 참여할 만큼 사태가 급박했다. 김태룡(두산 베어스), 성민규(롯데 자이언츠) 단장은 스프링캠프로 사정으로 불참했고 미국에서 급거 귀국하던 이숭용(KT 위즈) 단장은 비행기 연착으로 LA에 발이 묶여 참석하지 못했다.
류 총장은 실행위 직후 “개막 연기가 확정된 건 아니다. 다만 개막을 연기한다면 단위는 일주일로 생각 중이다. 한 번에 3~4주씩 연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가 하루가 다르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지켜보기 위해서다.
개막일 2주 전까지는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개막일인 3월 28일의 2주 전인 3월 14일 이전까지 사태가 잠잠해진다면 정상 진행도 가능하다. 반대로 일주일 연기된 4월 4일에 시즌을 시작한다면, 2주 전인 3월 21일까지는 이를 확정 및 발표하겠다는 이야기다.
KBO는 개막일 확정 전까지는 구단별 연습경기도 자제 요청했다. 구단들은 청백전 등으로 외부 노출 위험을 최소화한 뒤 개막일이 확정되면 그때부터 연습경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류 총장은 “개막을 연기한다면 매주 화요일 실행위와 이사회를 번갈아 개최해 정확한 시점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개막 연기가 최선, 일정 축소·무관중 경기는 글쎄
개막이 연기될 경우 포스트시즌 포함 모든 일정의 마무리 마지노선은 11월 말까지로 합의했다. A구단 단장은 “일단 원래대로 3월 28일 개막이 아직까진 가능하다. 만약 3~4주 정도 개막이 미뤄지더라도 11월을 넘기진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행위는 더블헤더, 올림픽 브레이크 축소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하지만 일정 축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류 총장은 “일정 축소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직 이에 대해 염려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