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걸었다, 진짜 부산이 다가왔다

입력 2020-03-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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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듯한 오밀조밀한 골목길과 가파른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도심 풍경이 매력인 부산의 초량 이바구길 168계단. 부산 
걷기여행의 즐거움을 높여줄 걷기여행 지도와 모바일 오디오로 듣는 스토리텔링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스포츠동아DB

시간이 멈춘듯한 오밀조밀한 골목길과 가파른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도심 풍경이 매력인 부산의 초량 이바구길 168계단. 부산 걷기여행의 즐거움을 높여줄 걷기여행 지도와 모바일 오디오로 듣는 스토리텔링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스포츠동아DB

■ 한 손에 지도, 다른 한 손에 모바일…부산 걷기여행의 묘미

해파랑길·이바구길 등 7개 권역 코스
지도, 모바일로 관광지·맛집 등 소개
스토리텔링 오디오 서비스 제공까지

중견 연기자 김영철이 출연하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란 TV 프로그램이 있다. 구수한 말투와 서글서글한 웃음의 김영철이 전국의 마을 동네를 다니며 정겨운 일상들을 소개한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나의 옛 기억 어느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듯한 친근한 모습을 소개하면서 꽤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터덜터덜 걸으면서 느린 속도로 동네를 돌아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보다 빠르게, 보다 많이’를 강조하는 다른 여행 프로그램과는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바쁘게 서두르지 않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니며 눈과 귀, 그리고 마음으로 즐기는 걷기여행은 요즘 지역관광에서 주목받는 테마다. 지역관광 활성화를 강조하는 정부나 관광산업 관련 기관에서도 지역 체류형 걷기여행 문화를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가 최근 내놓은 ‘부산 걷기여행’ 지도는 이런 노력의 산물이다. 부산은 다양한 역사자원이 풍부해 걷기여행의 스토리텔링 제작에 좋은 지역이다. 그래서 이번에 걷기여행 지도의 첫 번째 지역으로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도 제작을 통해 해운대 해파랑길 1코스, 부산역 이바구길, 깡깡이마을 부산 원도심 스토리투어 1코스 깡깡이길, 국제시장 갈맷길 03-02 코스 등 부산을 7개 권역으로 나누어 코스를 소개하고 인근 관광지, 맛집, 한국관광 품질인증 숙소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운대 걷기여행 지도.

해운대 걷기여행 지도.


● SNS용 사진 명소, 브런치 카페도 소개

특히 이번 지도 제작에서는 걷기여행의 저변 확대를 위해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여행 콘텐츠를 소개하는데 공을 들였다.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걷기여행은 40대(56.2%), 50대(68.2%), 60대(73.0%)에서 경험 비율이 높았다. 반면 20대(48.4%)와 30대(53.4%)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그래서 SNS에서 인기있는 사진 찍기 좋은 명소나 브런치 카페 등을 지도에 담았다.

부산 걷기여행 지도는 해운대,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등 주요 관광안내소 19곳과 품질인증 숙박업소 17곳에서 배포한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걷기여행 포털 두루누비에서 PDF파일로 다운받을 수 있다.

한편 부산 걷기여행에서는 해당 코스에 얽힌 이야기를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4개 코스, 31곳 관광지에 대한 스토리를 제공한다. 모바일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오디오가이드(오디)앱’을 다운받아 ‘부산 원도심’을 검색하면 된다. 정용운 한국관광공사 레저관광팀장은 “종이지도의 아날로그적 편리함과 모바일 오디오앱의 장점을 결합했다”며 “부산 외에 다른 지역의 걷기여행 확산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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