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시범경기…류현진·추신수·김광현, 무소의 뿔처럼 간다

입력 2020-03-15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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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3·토론토)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그리고 추신수(37·텍사스)에게 2020년은 나란히 도전의 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메이저리그(ML) 시범경기가 조기 종료됐고 개막도 최소 2주 연기됐다.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무소의 뿔’처럼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을 참이다.

롭 맨프레드 ML 커미셔너는 13일(한국시간)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진행 중인 3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를 일제히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위험에서 선수와 구단, 팬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기에 불가피한 조치였다. 아울러 26일로 예정됐던 정규시즌 개막도 최소 2주 연기했다. 미 현지에서는 5월말부터 6월까지 개막이 연기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김광현에게 미칠 여파가 가장 클 전망이다. 지역 유력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15일 선수별 개막 연기의 유불리를 따졌다. 매체는 김광현을 불리한 선수 명단에 언급했다. “시범경기 8이닝 11삼진 무실점으로 앞서가고 있었다. 하지만 개막 연기로 상대 팀이 김광현을 더 많이 분석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반대로 기존 4선발 마일스 마이콜라스에게는 개막 연기가 호재다. 마이콜라스는 2월 16일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4주간 휴식 진단을 받았다. 4월초 투구 훈련을 재개할 전망인데, 개막 시점에 따라 조기 합류도 가능할 전망이다. 4·5선발 자리를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나눠가질 것으로 점쳐졌던 김광현에게는 문이 하나 좁아진 셈이다.

그러나 김광현은 주위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 존 모젤리악 사장에 따르면 김광현을 비롯해 열 명 남짓의 선수들은 스프링캠프지인 주피터에 남아 개인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추신수는 소속팀 선수들과 ‘원 팀’으로 뭉쳤다. ‘MLB닷컴’에 따르면 텍사스 선수단은 스프링캠프 잔류와 자택 복귀, 연고지 복귀의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애리조나 캠프지 잔류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24일 개장하는 새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남아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

실제로 미 현지에서는 캠프지 잔류의 효과를 높게 보는 분위기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도 “선수들은 스프링캠프지에 남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류현진 역시 캠프지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마지막 팀 훈련을 마친 뒤에는 개막 연기에 대해 “천천히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웃어보였다.

초유의 사태에 ‘도전’에 차질이 생길 법하지만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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