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이 4월 중으로 잠정연기된 가운데 KT가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1회초 수비 중 빅(홈)팀 심우준이 밝게 웃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0/03/16/100185044.2.jpg)
프로야구 개막이 4월 중으로 잠정연기된 가운데 KT가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1회초 수비 중 빅(홈)팀 심우준이 밝게 웃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강철 KT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 직후 타순 변화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9번타순을 도맡았던 심우준을 리드오프로 올리는 계획이었다. 심우준~김민혁으로 테이블세터를 구상해 빠른 발 극대화를 기대했다.
문제는 심우준의 선구안이었다. 5시즌 통산 604경기에서 순출루율(출루율-타율)은 0.036에 불과했다. 볼넷(61개)보다 삼진(259개)이 많다는 점도 리드오프 기용을 주저하게 했다. 유격수로 체력 부담이 심한 것도 염려대상이었다.
이 감독은 심우준의 성장세를 믿었다. 스프링캠프 내내 김강 타격코치는 심우준의 선구안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실전은 물론 타격훈련 때조차 ‘버리기’를 주문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코스는 확실히 버렸다.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심우준은 “캠프 때부터 공 고르는 게 달라진 걸 느꼈다. 약점인 코스에는 절대 배트를 안 내고 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프로야구 개막이 4월 중으로 잠정연기된 가운데 KT가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심우준.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0/03/16/100185054.2.jpg)
프로야구 개막이 4월 중으로 잠정연기된 가운데 KT가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심우준.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강 코치의 긍정 코칭도 효과를 봤다. 심우준이 약한 코스에 배트를 낸 뒤 아쉬움에 고함을 쳐도 “스스로 알면 됐다”며 지적을 삼갔다. 훈련 중에는 “괜찮다”고 칭찬한 뒤 평정을 찾았을 때 교정 포인트를 지적한 것도 심우준의 자신감을 북돋웠다.
장점으로 꼽히는 수비에서는 롤 모델 효과가 컸다. KT는 이숭용 단장과 이강철 감독의 배려로 소속팀이 없는 강정호를 캠프에 합류시켰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강정호가 롤 모델이었던 심우준은 같은 조에서 ‘펑고’를 받으며 그를 어깨 너머로 지켜봤다. 감각적인 부분은 흉내 내기 어려웠지만 글러브에서 공을 빼 송구하는 동작만큼은 확실히 참고가 됐다.
심우준은 수비에서만큼은 완벽주의를 꾀한다. 스스로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편해졌다”고 자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공보다 실패에서 그걸 느낀다. 잔실수 하나에도 ‘괜찮다’며 넘어갔던 과거에서 벗어나 “맘에 안 들었다”고 인정한다. 100개 중 하나만 놓쳐도 아쉬움을 느낄 만큼 여유가 생겼다. 멘탈의 변화는 결과를 바꾼다. 심우준은 그 변화 앞에 섰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