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구단 멤버’ 김세정 “밝은 이미지 강박에 ‘번 아웃’, 이제 꽃길만…”

입력 2020-03-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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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열정으로 무대에 나섰지만 극도의 피로감에 시달렸던 그룹 구구단 출신 세정.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담아내듯 ‘화분’이라는 타이틀의 음반을 17일 내놓았다.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데뷔 첫 솔로곡 낸 ‘구구단 멤버’ 김세정

‘프로듀스 101’ 데뷔부터 꽃과 인연
솔로앨범 제목도 ‘화분’…설렘 가득
선물같은 곡들…위로의 씨앗 되길
상처 들여다보지 않고 피하기만 해
한 발짝 떨어져 쉬었더니 회복했죠

‘꽃길!’

걸그룹 구구단 멤버이자 솔로가수 세정(김세정·24)은 참 ‘꽃’과 연관이 깊다. 이젠 하나의 유행어가 된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말이, 알고 보면 세정이 처음 사용했다는 것은 그의 팬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2016년 방송한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1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오랜 시간 자신을 뒷바라지한 홀어머니를 떠올리며 한 말이다.

“이제 꽃길만 걷게 해줄게!”

당시 너무나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나머지 같은 해 그룹 데이브레이크가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곡을 내놓았고, 세정도 동료 가수 지코의 도움을 받아 ‘꽃길’이라는 곡을 선보여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 “위로의 씨앗을 뿌린다”

그로부터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세정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솔로 음반을 내놓으며 ‘꽃’과 연관된 ‘화분’을 앨범명으로 지었다. ‘화분’이라는 제목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노래와 연기, 예능프로그램 등 다양한 씨앗을 화분 속에 차근차근 뿌려왔다는 의미다. 아직 어떤 꽃으로 피어날지는 모르지만 ‘꽃길’ 위에 세정이 서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앞서 ‘꽃길’과 ‘터널’이나 드라마 OST 등을 솔로곡으로 발표했을 때에는 음반이 아닌 디지털 싱글 형태로 음원만 공개했다. 이번엔 자신의 이름과 함께 5곡을 차곡차곡 담았다. 앨범 동명의 타이틀곡을 제외하고 나머지 수록곡을 모두 그가 쓰고 노랫말도 지었다. 그는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17일 첫 번째 미니음반을 발표하기에 앞서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세정은 “데뷔 때와는 또 다른 설렘과 걱정이 한 가득”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고, 실물로 나오는 첫 솔로 앨범이라 기쁘고 떨리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에요. 지금처럼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많은 분들에게 위안이 되고 조금이라도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는, 선물 같은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요.”

그룹 구구단 출신 세정.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번 아웃’의 아픔을 딛고

세정은 ‘긍정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환한 미소가 얼굴의 반을 차지할 정도다.

이런 세정도 최근 ‘번 아웃’(일에 몰두한 끝에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에 시달리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겪을 정도로 한동안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뒤에 가려진 아픔과도 같은 그림자였지만, 세정은 이런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상처도 들여다보고 치료해야 낫잖아요. 저는 있는 그대로를 보지 않고 피하려고만 했던 것 같아요.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돼!’라는 집착이 저를 힘들게 했죠. 수록곡 중 ‘오늘은 괜찮아’ 속 ‘긍정에 지쳤다’는 노랫말도 그렇게 나왔어요. 흔히들 ‘번 아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는 한때 “한 발자국 떨어져서 쉬었”다. 그러는 동안 안정되어 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더 쉬면서 자신을 다독이며 앞날을 새롭게 준비해야 할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는 다시 자신을 채찍질하는 편을 선택했다.

“더 쉬면 좋을 줄 알았는데 쉬면 쉴수록 퇴화하는 것 같고, 잊혀질 것 같은 두려움 속에 빨리 일하겠다고 했죠. 하하! 계속 달려 나아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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