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 있나요?”…전세계 입맛 사로잡았다

입력 2020-03-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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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36주년을 맞은 농심 짜파게티가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대표적인 모디슈머 레시피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통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 2월 해외매출 120% ↑…새로운 전성기 맞은 농심 ‘짜파게티’

세계 수출국 70여개국으로 증가
미국 매출 70만 달러 압도적 1위
유튜브 타고 K 푸드 대표주자로

농심 짜파게티가 출시 36주년을 맞았다. 1984년 3월 19일 시장에 나온 짜파게티는 짜장면의 맛과 풍미를 재현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개성있는 광고와 독특한 네이밍, 숱한 모디슈머(수정하다(modify)+소비자(consumer)를 결합한 신조어로 취향에 맞게 제품을 변형해 쓰는 소비자를 뜻함) 레시피를 통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특히 올해는 ‘짜파구리’ 신드롬에 힘입어 세계인이 좋아하는 ‘K-푸드’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 글로벌 시장서 ‘제2의 신라면’으로 각광

짜파게티의 대표적인 모디슈머 레시피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는 칸 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도 SNS에 짜파구리를 만들거나 먹는 모습을 올렸다.

실제 짜파게티의 2월 해외매출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150만 달러에 달했다. 역대 월간 최대실적이다. 특히 그동안 짜파게티를 팔지 않던 나라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수출이 없던 칠레, 바레인, 팔라우, 수단 등에서 짜파게티 수입을 요청해 올해 수출국은 70여개국으로 늘어났다. 농심 해외영업 관계자는 “짜파게티를 구할 수 없는 나라 소비자들이 짜파구리 SNS 영상을 보고 현지 슈퍼나 마트에 판매를 요청해 수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짜파게티 판매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이다. 2월 국가별 매출에서 미국은 70만 달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아카데미상이 미국 영화제인만큼 현지 소비자들이 가장 큰 관심과 반응을 보였고, LA 공장의 현지생산 시스템을 통해 늘어난 수요에 맞춘 공급과 유통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에 신라면을 주로 찾던 해외 거래선이 이제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찾는다”며 “짜파구리를 계기로 짜파게티가 신라면의 뒤를 잇는 K 푸드 대표주자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 36년 인기 장수 비결 “섞어 먹는 재미”

짜파게티는 모디슈머 푸드 열풍의 원조로 꼽힌다. ‘기생충’의 한우 채끝 짜파구리부터 만두소, 파김치, 치즈까지 레시피가 다양하다.

짜파게티의 인기 장수 비결은 바로 이런 ‘재미’(FUN)다. 소비자마다 짜파게티를 활용한 자신만의 요리법을 갖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짜파게티 레시피’를 검색하면 1만 건이 넘는 후기를 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도 짜파게티를 검색하면 첫 번째로 ‘짜파게티 먹방’이 뜨고 ,인스타그램에는 짜파게티를 요리한 17만여 개의 사진이 있다.

이처럼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36년간 한결 같은 맛과 디자인, 친근한 광고와 모델, 독특한 레시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를 키워왔다. 지금은 시장에서 “대체제가 없는 유일한 라면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 누적판매 75억 개, 축구장 35개 달해

짜파게티가 첫 출시 후 2월까지 국내서 판매된 양은 총 75억 개다. 신라면(34 년간 325억 개)과 안성탕면(37년간 153 억 개) 다음이다. 지금까지 팔린 짜파게티를 넓이로 계산하면 축구장 35개를 덮고 남는다. 면을 한 줄로 연결하면 길이가 지구 둘레 40배에 달한다.

매출 성장도 뚜렷하다. 지난해 전년 대비 약 23% 성장한 1850억 원의 최대 매출을 달성해 신라면에 이어 시장 2위에 올랐고,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올해 두 달간 짜파게티 국내매출이 370억 원을 넘어 2010년 1000억 돌파에 이어 올해 사상 첫 연매출 2000 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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