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대작들 “100∼200억원 투입했는데…”

입력 2020-03-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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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주지훈-송중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배우 하정우-주지훈-송중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피랍’ ‘보고타’ ‘교섭’ 등 해외 로케 차질
국내촬영 ‘외계인’ ‘비상선언’도 일정 조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한국영화 대작들이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16일부터 21일까지 평일 하루 극장 관객 3만여명, 주말 6만여명(이상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수준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100∼200억원대 자본이 투입되는 대작 제작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제작과정에 큰 타격을 입은 대작은 해외 로케 작품들이다. 하정우·주지훈 주연 ‘피랍’을 비롯해 송중기의 ‘보고타’, 황정민·현빈의 ‘교섭’ 등이 각각 아프리카 모로코와 콜롬비아, 요르단 등 촬영을 계획했거나 진행하다 멈췄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pendemic)을 선언하면서 각국이 외국인 입출국 금지 등 국경 폐쇄에 나섰기 때문이다. 1월부터 콜롬비아에서 촬영해온 ‘보고타’는 스태프와 출연진의 안전을 고려해 작업을 중단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투자배급사 메가박스(주)플러스엠 관계자는 22일 “어려움이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제작에 최대한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촬영을 앞둔 다른 대작들 역시 상황이 만만치 않다. 늦어도 4월 안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인 김우빈·류준열의 ‘외계인’, 송강호·이병헌의 ‘비상선언’ 등 제작진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마다 200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인 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한 영화제작자는 “주연배우나 스태프의 스케줄 조정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코로나19의 피해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치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이해와 독려의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태 장기화로 이미 촬영을 마친 대작들의 제작진이라고 여유롭지 않다. 여름 개봉을 계획 중인 강동원의 ‘반도’, 송중기·김태리의 ‘승리호’,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영화 ‘영웅’ 등이다. 큰 규모의 제작비를 감안해 여름 등 빅시즌을 공략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개봉 2∼3달 전부터 마케팅을 시작해야 하지만 극장가는 물론 산업 전반이 침체해가는 상황에서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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