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빅픽처스 공식 입장 “‘사냥의 시간’ 이중계약 주장은 허위사실...강력 대응할 것”

입력 2020-03-23 2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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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영회 ‘사냥의 시간’ 배급사 리틀빅픽처스가 콘텐츠판다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을 잠정적으로 연기한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이 넷플릭스행을 결정하자 투자배급사와 해외세일즈의 다툼이 번지면서 번져 법적 분쟁까지 예고됐다.

‘사냥의 시간’ 의 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와 넷플릭스는 4월 10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 ‘사냥의 시간’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알렸다. 배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을 잠정 연기했던 ‘사냥의 시간’은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 WHO의 팬데믹 선언 후 현 상황에서 다양한 방안을 고민했다”라며 “이에 넷플릭스에 제안을 했고 내달 10일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사냥의 시간’은 전 세계 190여 개국에, 29개 언어의 자막으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개봉을 미룬 신작들 중 OTT를 이용해 공개를 한 것은 ‘사냥의 시간’이 첫 번째 사례가 됐다. 그런데 ‘사냥의 시간’의 넷플렉스행이 결정되자 투자배급사와 해외세일즈 사이에서 일어난 잡음이 밖으로 새어 나오게 됐다.

먼저, ‘사냥의 시간’ 해외 세일즈를 전담해왔던 콘텐츠 판다 측은 동아닷컴에 “리틀빅픽쳐스가 해외 세일즈사 콘텐츠판다에게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리틀빅픽쳐스는 2019년 1월와 계약을 맺었다. 이후 선판매와 더불어 베를린영화제 초청은 모두 콘텐츠 판다의 노력의 결실이다”라며 “계약 취소와 관련해 공문이 오간 것은 맞다. 하지만 계약 해지를 할 만한 귀책사유가 없기 때문에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해외 30여개국에 판매했고 지금도 추진 중인 곳이 있는데 어떠한 합의도 없이 (리틀빅픽쳐스는) 넷플릭스에서의 공개를 결정해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판다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공개를 결정한 이상, ‘사냥의 시간’을 사간 해외 배급사들은 영화상영을 할 수가 없게 된다. 이에 콘텐츠 판다는 “바이어들이 우리 그룹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사가는 것인데 리틀빅픽쳐스의 결정과 태도는 우리 그룹 이미지를 망치는 일”이라며 “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급사와 해외세일즈 간에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판다측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 판다는 “리틀빅픽쳐스가 해외 배급사에 메일을 보내 계약해지 요청을 했지만 해외 배급사 역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안다”라며 “해외 영화사들과 계약이 체결됐으니 국제 소송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응을 마련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는 23일 공식입장을 내고 “먼저 이번 일로 많은 분들께 혼란을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해외배급대행사인 콘텐츠판다 측의 허위사실 발표에 대해서는 바로잡아야 하기에 입장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리틀빅픽처스는 “전 세계 극장이 문을 닫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많은 국내외 관객들을 가장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였다. 그 과정에서 콘텐츠판다 뿐 아니라 국내 극장, 투자자들, 제작사, 감독, 배우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찾아가 어렵사리 설득하는 고된 과정을 거쳤다.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이 양해를 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배급 ‘대행’사인 콘텐츠판다만 일관되게 넷플릭스와의 협상을 중지할 것만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해외판권판매의 경우, 개봉 전에는 계약금 반환 등의 절차를 통해 해결하곤 한다. 또한 천재지변 등의 경우 쌍방에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본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이번 계약은 무리한 해외 판매로 손해를 입을 해외 영화계와 국내외 극장개봉으로 감염위기를 입을지 모를 관람객과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부득이한 조치였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리틀빅픽쳐스 권지원 대표는 동아닷컴에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기에 요청한 것”이라며 계약해지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사냥의 시간’ 순제작비는 90억원, 홍보 마케팅 비용은 27억원으로, 총 117억원이 투입됐다. 마케팅 비는 이미 소진이 됐다. 권 대표는 “극장 개봉을 하면 홍보 마케팅 비용을 다시 투입해야 한다”라며 “이러다간 회사 존폐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이에 현 상황을 콘텐츠 판다에 알리며 처지를 이해해 달라고 하며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세일즈 금액이 미비하긴 하지만 콘텐츠 판다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판매가 완료된 금액에 대해서 로열티를 돌려주겠다고 하며 협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콘텐츠 판다가 합의를 거부해 일방적으로 해지 통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콘텐츠판다 주장에 대한 리틀빅픽처스의 공식 입장

안녕하십니까. 리틀빅픽처스입니다. 먼저 이번 일로 많은 분들께 혼란을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외배급대행사인 콘텐츠판다 측의 허위사실 발표에 대해서는 바로잡아야 하기에 입장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리틀빅픽처스는 전세계 극장이 문을 닫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많은 국내외 관객들을 가장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콘텐츠판다 뿐 아니라 국내 극장, 투자자들, 제작사, 감독, 배우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찾아가 어렵사리 설득하는 고된 과정을 거쳤습니다.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이 양해를 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해외배급 ‘대행’사인 콘텐츠판다만 일관되게 넷플릭스와의 협상을 중지할 것만을 요구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외판권판매의 경우, 개봉 전에는 계약금 반환 등의 절차를 통해 해결하곤 합니다. 또한 천재지변 등의 경우 쌍방에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본 계약서에 명시돼 있습니다.

이번 계약은 무리한 해외판매로 손해를 입을 해외 영화계와 국내외 극장개봉으로 감염위기를 입을지 모를 관람객과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부득이한 조치였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1. 이중계약 관련

전혀 터무니 없는 사실입니다. 충분한 사전협상을 거친 뒤, 천재지변 등에 의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법률검토를 거쳐 적법하게 해지하였습니다. 넷플릭스와의 계약은 그 이후에 체결된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리틀빅은 지난 9일부터 콘텐츠판다에 해지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직접 찾아가 대표 및 임직원과 수차례 면담을 가졌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투자사들과 제작사의 동의를 얻은 이후에도 콘텐츠판다에 손해를 배상할 것을 약속하며 부탁하였지만 거절하였고, 부득이하게 법률검토를 거쳐 천재지변 등에 의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습니다.
2. 일방적 통보 관련

콘텐츠판다는 지난 9일부터 '넷플릭스와 협상이 잘 안 될수 있으니 중지하라'고 수차례 요구하였습니다.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통보받았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습니다.

이중계약 및 일방적 통보 주장은 넷플릭스와의 계약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어떠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일지 모르지만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3. 베를린영화제 성과 관련

<사냥의 시간>은 감독과 배우, 제작진이 땀 흘려 만들어낸 영화의 성과로 베를린영화제에 간 것이지, 특정회사가 해외배급대행을 맡아서 베를린영화제에 선정된 것이 아닙니다.
콘텐츠판다는 해외배급 대행사일 뿐 콘텐츠 저작권자가 아니며, 베를린영화제 과정에 필요한 비용은 리틀빅픽처스 쪽에서 집행하였습니다.
4. 세계 각국 영화사 피해와 한국영화 신뢰훼손 관련

이번 계약은 전세계 극장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 영화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최선의 개봉시기를 찾아 제3국에 판매하기 위한 기본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불가피한 상황을 콘텐츠판다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던 것입니다.

리틀빅픽처스는 <사냥의 시간> 판매계약에 대한 손해를 보상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해외 판매사에 모두 직접 보냈습니다. 일부 해외수입사의 경우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 모든 일은 넷플릭스와의 계약 전에 진행되었습니다.
5. 한국영화 신뢰훼손 관련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처스가 계약해지 요청을 하기 전일인 8일까지도 해외세일즈 내역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는 매월 정산내역을 통보해야하는 계약의무에도 어긋납니다.

이후 현재까지 통보 받은 콘텐츠판다의 해외세일즈 성과는 약14개국이며, 입금된 금액은 약 2억원으로 전체 제작비의 2%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비공식경로로 수십억원의 위약금을 예고하기도 하였습니다.

콘텐츠판다의 판매방식과 정산내역에 대해 대행업무를 맡긴 리틀빅픽처스 입장에서도 의문점은 많습니다.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끼워팔기’ 또는 ‘덤핑판매’식의 패키지 계약이 행해졌는지도 콘텐츠판다로부터 동의요청이나 통보를 받은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금액의 규모보다도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개국에 한국영화가 수출되고, 국내외 관객들이 안전하게 관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에 결정한 것입니다.

6. 그 밖에도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많은 관객분들, 특히 극장 및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죄송스럽고, 넓은 양해에 감사를 드립니다.
코로나19로 예정됐던 시사회까지 취소할 수밖에 없었고, 극장에서 만나뵙지 못해 송구합니다.
작은 회사의 존폐도 문제였지만, 자칫 집단감염을 조장할 수 있는 무리한 국내외 배급을 진행할 수는 없었습니다. 리틀빅픽처스는 앞으로도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양심적이고 합법적으로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며, 원만한 해결을 위한 협상도 열어놓고 대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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