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닥친 올림픽 연기…축구협회, 1997년생 구제 나선다

입력 2020-03-25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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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2020 도쿄올림픽 연기가 결국 현실로 닥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도 불구, 7월 대회 강행 의지를 표해 국제사회에서 많은 지탄을 받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1년 정도 연기를 결정했다.

모든 종목이 큰 타격을 입게 됐지만 축구는 또 다른 걱정을 하고 있다.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인 남자축구에 연령제한(23세 이하·U-23)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축구는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이 제도를 유지했다. 24세 이상 선수는 대회엔트리 18명 중 3명으로 역시 제한했다.

결국 23세가 된 1997년생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게 됐다. 징병제인 우리나라는 올림픽메달리스트에게 병역 혜택을 준다. 군 문제도 답답하지만 도쿄올림픽 지역예선을 겸해 1월 태국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 위업을 달성한 주인공들이 본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점도 큰 아쉬움이다.

김학범 감독과 태국 여정에 동행한 23명 가운데 11명이 1997년생으로, 만약 U-23 체제가 내년에도 유지되면 도쿄로 향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도쿄올림픽에 한해 24세 이하(U-24)로 조정하는 안을 놓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논의할 계획이다. 전염병은 천재지변에 가깝고 예선에 나선 선수들이 본 무대에 가야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물론 FIFA 결정이 고스란히 IOC에 반영된다고 장담할 수 없으나 협회는 가능한 최대치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축구계 일각에선 “18명 엔트리 전체가 어렵다면 24세를 ‘준 와일드카드’로 일정 비율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도 가장 답답한 이는 당사자들이다. 김 감독은 “참가 연령 등 올림픽 연기에 따른 여러 규정이 정리되는 것을 차분히 지켜보고 향후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했으나 올림픽 준비기간 내내 꼬이는 상황이 달가울 수 없다. 1997년생으로 챔피언십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원두재(울산 현대)도 “솔직히 많이 걱정된다. 연령 제한을 1년 풀어주면 좋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냥 최선을 다해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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