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반려동물들 “우리, 주연급이야”

입력 2020-03-3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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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어서와’의 한 장면. 사진제공|KBS

‘꽃길만 걸어요’ ‘어서와’ 인기
주1회 촬영 등 특급 배려서비스

최근 안방극장에 반려동물이 어엿한 ‘연기자’로 등장하고 있다. 행동교정 소재의 예능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작지 않은 존재감으로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아 화제몰이의 주역으로까지 떠오를 기세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어서와’는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인간으로 변하는 고양이 홍조 이야기다. 인간일 때 홍조인 김명수(엘)가 대부분의 장면을 소화하지만, 홍조 역 고양이 배기도 귀여운 외모에 카메라와 시선을 맞출 줄 아는 영특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KBS 1TV 일일드라마 ‘꽃길만 걸어요’에서는 극중 선우재덕의 반려견인 제니와 MBC ‘365:운명을 거스르는 1년’ 속 남지현의 반려견 마루도 눈길을 끈다.

드라마 제작진은 배역 이미지, 현장 적응력과 성격 등을 고려해 동물을 섭외한다. ‘어서와’의 경우,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활동 영역이 좁으면서도 활달하고 털이 길지 않아 CG작업에 적합한 단모종 배기가 낙점됐다. 이 과정에서 동물 캐스팅전문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또 일주일 최다 2∼3회 촬영을 진행하지만 당일 반려동물의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철수시킨다. 비를 맞거나 안전을 위해 채운 목줄은 CG로 해결한다. 현장에는 주인과 함께 각종 상황에 대처가 가능한 에이전시 관계자가 참여한다.

이처럼 최근 동물권 보호 인식이 커지면서 제작진은 반려동물을 우선순위로 촬영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마땅한 관련 가이드라인이나 섭외 체계가 없어 부작용도 따른다. 1월 고양이 다큐 ‘냐옹은 페이크다’가 섭외 과정에서 입양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빈축을 샀다. ‘365’는 제작진과 관련 에이전시가 강아지 출연 계약 문제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반려동물 캐스팅 에이전시 와우펫의 감성찬 대표는 30일 “반려동물 인구수가 1000만을 넘어가면서 최근 촬영장의 동물에 대한 시선과 인식이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는 동물의 스트레스 최소화, 안전 확보 등을 지키며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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