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미리보기⑦] 냉정과 열정 사이, LG 김윤식의 꽃이 핀다

입력 2020-03-3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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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윤식. 스포츠동아DB

“결과보다는 내용이 중요하잖아요.”

시선은 차갑지만, 마음은 뜨겁다. LG 트윈스 좌완 루키 김윤식(20)이 데뷔 시즌을 준비하는 자세다.

코칭스태프의 눈이 연신 동그랗게 커진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 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신예 김윤식이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자체 청백전 무대서 씩씩하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까닭이다. 3경기(5이닝) 동안 5안타 2삼진 2볼넷으로 평균자책점 0을 지키고 있다. 호주 시드니~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1·2차 스프링캠프를 착실히 소화한 그는 직구 최고 구속도 144㎞까지 순조롭게 끌어올려둔 상태다. 그럼에도 “아직은 부족한 것들이 더 신경 쓰인다”며 들뜨지 않는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다.

LG는 김윤식에게서 다양한 가능성을 엿본다. 특유의 부드러운 투구 폼을 바탕으로 “가볍게 자기 공을 던진다”는 것이 그를 향한 현장의 주된 평가다. 팀 내 귀한 좌완 카드라는 점에서 기대치는 더욱 높아진다. 당장 새 시즌부터 진해수, 김대유 등과 함께 왼손 구원 투수로 쏠쏠히 활용할 수 있고, 나아가 토종 에이스 차우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도 분류하고 있다. 김윤식 역시 “선발 투수로 뛰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며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프로 무대에서 통할 주무기를 찾고 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김윤식은 청백전에서 구종을 점검하는데 온 신경을 쏟는 중이다. 숫자로 남겨지는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이유다. “팀 선배들과 상대해보니 가운데로 던지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는 그는 “언제든 던질 수 있는 구종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완벽한 변화구가 없다. 모두 애매하다. 1순위는 볼 컨트롤, 2순위를 변화구로 두고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따로 연마하는 필살기가 있다. 최일언 투수코치의 조언으로 익히기 시작한 투심이다. 26일 청백전에서도 직구, 슬라이더, 커브에 투심을 요긴하게 섞어 던졌다. 김윤식은 “코치님께서 슬라이더를 가르쳐주다가 우연히 알려주셨는데 내 손에 잘 맞는다. 실전에서도 잘 통하고 있는 것 같아 경쟁력을 키우려고 한다. 잘 준비가 된다면 나의 핵심 구종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겼다.

이런 김윤식을 향해 포수진 역시 “공이 정말 좋다. 편하게 던지기만 하라”며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아울러 그는 “(이)형종 선배가 1·2차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해주셨다”며 남달리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매일 잠실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아직 “관중석과 TV에서만 보던 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니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다”며 쑥스럽게 웃는 새내기다. 홈팬들로 한가득 들어찬 잠실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김윤식은 “빠른 시일 내에 많은 팬들 앞에서 공을 던져보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털어놨다.

이 밖에도 남몰래 크고 작은 꿈의 씨앗들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는 “단기별로 목표를 세워뒀는데, 다치지 않고 1군에서 최대한 오래 뛰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어떤 보직이든 나의 확실한 자리를 하나 잡고 싶다”는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잠실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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