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미리보기⑩] 수영 꿈나무였던 두산 안권수, 체력+근성 겸비한 ‘디테일의 강자’

입력 2020-04-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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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차 신인드래프트 전체 99순위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두산의 외야수 안권수.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팀 내 루키 가운데 유일하게 1군에 살아남았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52)은 호주 질롱~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루키’ 안권수(27)를 데려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전체 99순위)의 낮은 순번에서 지명된 점을 고려하면, 분명 의외의 선택으로 여겨졌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일본 와세다실업고~와세다대를 졸업한 뒤에도 일본 독립리그와 사회인야구에서 활동하며 꿈을 놓지 않았다. 그 덕분에 두산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 시즌 두산의 신인선수 체력테스트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타카사초등학교 시절에는 일본 대표 수영 스타 하기노 고스케, 세토 다이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수영 꿈나무였다. 어린 시절부터 체력과 근성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6학년 때 처음 야구배트를 잡고 수영과 병행했는데, 양 쪽 감독이 모두 “안권수가 없으면 우리가 이길 수 없다”고 했을 정도였다.

캠프 기간 내내 잠재력을 유감없이 뽐내며 김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몸소 보여줬다. 김 감독도 캠프 직후 “안권수는 1군에서 뛰기에도 손색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격 훈련 때는 팀의 4번타자 김재환을 따라다니며 여러 가지를 흡수하려 노력했다. 기본에 충실한 수비와 주루도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미야자키 2차 캠프 기간에 열린 연습경기에선 상대 타자의 타구를 다른 외야수가 글러브에 넣었다가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점까지 계산하고 움직여 놀라움을 자아냈고, 누상에선 끊임없는 스킵동작으로 상대 배터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두산 입장에선 팀에 꼭 필요한, ‘디테일’에 강한 스페셜리스트가 한 명 더 나타난 것이다.

안권수의 진짜 강점은 본인이 추구하는 야구를 제대로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 강점은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이다. 홈런을 많이 치는 유형은 아니지만, 장점을 확실히 살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팀 선배 정수빈과 일본프로야구(NPB) 대표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스왈로스)를 롤 모델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탁월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 주루 센스, 수비력을 모두 갖췄다. 그 스타일을 닮고 싶다.”

실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도 준수하다. 캠프 기간 진행한 NPB 오릭스 버펄로스, 세이부 라이온즈(이상 1군),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프트뱅크 호크스(이상 2군)와 연습경기는 물론 자체 청백전까지 총 14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269(26타수7안타), 6도루를 기록했다. 볼넷 4개(4삼진)를 얻어내는 등 살아나가고자 노력한 덕분에 출루율은 타율보다 1할 가까이 높은 0.367이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6개의 도루는 팀 내 압도적인 1위다. 스프링캠프 합류가 결정된 직후 “1군 캠프에 가는 것은 전혀 생각지 못 했다”던 안권수의 반전이다.

올 시즌 입단한 두산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1차 캠프 때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1군에서 버티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입단 첫해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외야 백업 경쟁에 새 바람을 일으킨 것 자체가 이미 성공이다. 안권수의 강철 체력과 넘치는 근성은 두산 특유의 팀컬러인 ‘허슬 두’와도 무척 잘 어울린다. “승부를 해야 할 나이”라는 김 감독의 외침에 응답할 일만 남은 셈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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