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측이 목해원(박민영)과 임은섭(서강준)의 몇 번이고 다시 찾아가고 싶은 사랑 명대사를 되짚어봤다.
◆ “의심이 이루어졌어.”
은섭이 해원에게 주는 모든 것들은 너무나도 따뜻했다. 그래서 잠시 의심했다. 동창회 때 예전에 자신을 좋아했었다는 고백 아닌 고백이, 지금은 이미 완료된 감정이라던 그 말이, 사실은 완료되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다고. 이에 “네가 좋아”라고 용기 내 고백했지만, 은섭의 입술을 타고 흐른 말은 “정말 미안해”였다. 온전히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사실에 그의 두 눈을 마주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사실 그건 은섭이 용기가 없었던 것뿐, 해원의 착각이 아니었다. 그러나 은섭은 이내 자신이 해원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녀를 향한 감정은 아직 아무것도 완료되지 않은 채 점점 그 부피를 키워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해원의 입술을 파고든 은섭. 해원의 의심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사랑해왔음을.”
순정파 은섭의 짝사랑 역사는 아주 깊다. 그의 눈망울에 어여쁜 해원이 처음 담긴 순간은 꼬꼬마였던 10살, 산속에서였다. 모자를 쓰고 있어서 그랬던 건지, 씩씩해 보여서 그랬던 건지 그날 은섭은 해원이 사내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하얀 원피스를 입고 햇살과 함께 계단을 내려오는 천사 같은 그녀의 모습에서 더더욱 시선을 못 뗀 것일지도 모른다. 그 후로도 은섭은 계속해서 해원에게 반하고 또 반했다. 흐드러지는 단풍나무와 함께 혜천고로 전학 왔을 때도,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1번을 연주할 때도, 새벽빛을 받으며 무궁화 열차를 기다릴 때도. 눈에 담은 모든 순간순간들은 그의 눈동자 뒤에 영원토록 담겨있었다.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해원만을 사랑해온 은섭이었다.
◆ “하지만 해원아. 네가 좋아”
이렇게나 해원을 향한 마음이 깊었던 은섭이었지만, 다가가지 못하고 뒤에서 지켜만 보고 있었던 이유는 따뜻하고 다정한 모든 것들이 불안했기 때문. 아버지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행복도 단숨에 사라져버린 은섭은 그 후로 섣불리 행복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단번에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그 모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원이 좋았다. 기대하는 바가 적을수록 생활도 평온히 흘러간다고 믿어왔던 그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생겨버렸다. 눈부신 태양을 잃어본 적이 있어 두려웠던 그를 다시 그 햇빛 안으로 끌어당길 정도로 그의 세상은 온통 해원으로 가득했다.
◆ “이제 내가 널 안아줄게.”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밀어낼 수밖에 없던 은섭의 외로운 시간들을 알게 된 해원은 깨달았다. 언젠가 은섭이 자신에게 말해주었던 ‘늑대의 은빛 눈썹’ 속 소년이 바로 그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봄을 닮은 은섭 또한 추운 겨울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던 자신만큼 지독하게도 추웠던 것. 그래서 굳게 다짐했다. 은섭이 자신의 옆에서 은은한 따뜻함으로 데워주고 있었던 것처럼 해원도 똑같이 해주기로. 그렇게 그녀의 온기가 그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 수 있도록 꽉 끌어안았다. 해원이 은섭을, 또 은섭이 해원을 오래오래 따뜻하게 만들 수 있도록 그렇게 꼭. 해원과 은섭은 이제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봄을 채워 넣어주는 사이가 되었다.
‘날찾아’ 제11회, 오늘(6일) 월요일 밤 9시 30분 JTBC 방송.
사진제공= 에이스팩토리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