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유장혁.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유장혁(20)은 지난해 프로에 데뷔하면서 포지션을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바꿨다. 반면 입단 동기 노시환, 변우혁은 고교 때처럼 내야수로 육성되고 있다. 프로 첫해 1군 성적은 38경기에서 타율 0.164, 1홈런, 4타점에 불과하다. 외야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지난해 팀 여건상 그나마 대주자, 대수비로 출전 기회를 얻은 덕분이다.
올해는 다르다. 징계에서 벗어난 베테랑 이용규가 복귀했고, 2차 드래프트 등으로 정진호, 김문호 등이 외야에 추가됐다. 지난해 후반기 가파른 성장세를 과시한 장진혁도 빼놓을 수 없다. 중견수 이용규-우익수 제라드 호잉을 뺀 나머지 외야수들이 좌익수 한 자리를 다투고 있다.
장진혁-정진호가 앞서가는 듯하던 좌익수 경쟁에 유장혁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국내에서 치르고 있는 자체 연습경기에서 그 누구보다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더욱이 한화 타선과 외야진에는 왼손이 즐비한 터라 오른손 유장혁의 부상은 의미심장하다.
유장혁은 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팀의 국내 9번째 청백전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청팀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3회초 우완 장시환에게선 1타점 좌월 2루타, 5회초 좌완 이현호에게선 중월 2루타, 7회초 우완 안영명에게선 1타점 우중월 3루타를 차례로 빼앗았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9차례의 국내 청백전에서 26타수 14안타(타율 0.538) 6타점이다. 경쟁자들과 달리 매 경기 1안타 이상을 뽑아낸 꾸준함도 돋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막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차츰차츰 지쳐가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유장혁은 활력을 잃지 않고 한화의 좌익수 경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한화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