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전창진 감독. 스포츠동아DB
남자프로농구 전주 KCC는 국내 구단 중 선수단에 대한 투자가 가장 적극적인 팀으로 손꼽힌다. 이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라면 적극적으로 어필해 영입에 나선다. 단순한 연봉 이외에 훈련·생활환경 면에서도 선수에게 최적의 조건을 보장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실제로 과거 FA 대어 영입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2017년에는 최대어 중 한명으로 손꼽힌 이정현(33·187㎝)을 데려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부터 KBL은 FA 원 소속 구단 우선협상제도를 폐지했다. 이번 제도변화로 각 구단은 탐나는 FA 영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타 구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 선수단에 대한 투자가 가장 적극적인 KCC로서는 반가울 따름이다.
KCC는 2019~2020 시즌 중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대형트레이드를 통해 공들여 영입한 이대성(30·190㎝)이 FA 자격을 얻었다. 현재 분위기에서 KCC는 반전의 계기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이대성과 인연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
대화에서 진전이 없다면 KCC는 이대성과의 재계약에 고려한 금액을 다른 FA에게 투자할 수 있다. 이정현·송교창 이외에는 고액 연봉 선수가 많지 않아 샐러리캡에도 여유가 있다. 또한 전창진 감독(57)과 지난해 계약(3년)을 체결해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부터 결정해야 하는 다른 구단에 비해서도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한 KCC는 이정현과 송교창(24·200㎝)이 포진해 있는 슈팅가드, 스몰포워드 포지션은 백업 멤버도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반면, 빅맨과 포인트가드 포지션은 우승후보로 손꼽히기에는 취약하다는 평가다.
2019~2020 시즌에는 전 감독에게 믿음을 주는 빅맨이 없어 스몰포워드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송교창을 시즌 내내 파워포워드로 활용했을 정도다. 또 이대성이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이정현을 도울 볼 핸들러 보강이 필요하다. 유현준(23·182㎝)에게 풀타임 포인트가드를 맡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도 올 시즌에 잘 드러났다.
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손꼽히는 KCC가 나선다는 것 자체가 타 구단에게는 부담이다. 영입 고려 대상이 KCC와 중복이 될 경우에는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KCC는 타구단 FA 영입에 이렇다할 관심을 드러내지는 않은 상태다. 일단 이대성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또 다른 FA 최승욱(26·190㎝), 신명호(37·184㎝)와의 재계약도 검토 중에 있다.
KCC의 움직임은 이번 FA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