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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득점이 적은 스포츠다. 먼저 득점을 한 팀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전반을 앞선 상태에서 후반전을 맞이한다면 승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경기장 스코어보드에 표시된 숫자가 선수들에게 미치는 심리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선제골을 넣은 경우의 승률부터 전반전에 뒤졌지만 후반전에 역전승을 가장 많이 거둔 팀까지, 2013년 이후 K리그1의 모든 경기를 대상으로 선제골 및 전반전 리드 상황과 승률의 관계를 살펴본다. (이하에서 승률은 무승부를 0.5승으로 계산)
▲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제골과 전반전 리드
승강제 출범 첫해인 2013년부터 2019년까지 K리그1에서는 총 1634경기가 열렸다. 이 중 0-0으로 끝난 162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1472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팀의 경기 결과는 985승 317무 170패로 승률은 무려 77.7%나 됐다. 전반전을 앞선 채 후반전을 맞이한 팀의 성적은 593승 162무 83패였으며, 승률은 80.4%로 더욱 높았다.
▲ 2013년 이후 5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북, ‘선제골’ 관련 대부분 지표에서 1위
전북은 2013년 이후 7년간 치른 총 266경기 중 174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렸으며 이때 성적은 134승 34무 6패였다. 승률로 따지면 86.8%나 된다. 전반전을 리드한 채 후반전을 맞이한 경우엔 91승 13무 5패로 승률은 무려 89.4%다. 반대로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승률이 가장 높은 팀 역시 전북이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전북의 선제실점 시 승률은 39.7%로 2위인 서울(27.3%)보다 12.4%가 높다. 한편, 선제골을 넣고도 승률이 가장 낮은 팀은 대전이었다. 대전은 2013시즌과 2015시즌 총 76경기를 치렀고, 그중 선제골을 넣었던 26경기에서 10승 7무 9패를 거둬 51.9%의 승률을 기록했다.
▲ 뒤집기의 달인 서울과 강원
K리그1 총 1634경기 중 득점이 터진 1472경기에서 전반전을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팀이 역전승을 거둔 적은 83번뿐이다. 후반 역전 경기가 가장 많았던 팀은 서울로 총 49경기 중 10승 5무 34패다. 서울이 후반에 경기를 뒤집은 경기 중 인상 깊었던 경기는 2018시즌 23라운드 수원과의 슈퍼매치다. 광복절에 열린 슈퍼매치에서 서울은 전반 4분 데얀에게 선제골을 내주었지만, 후반 4분 고요한, 그리고 종료 직전 안델손의 극장골까지 터지며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단일시즌으로 보면 강원이 지난 시즌 네 번으로 가장 많았다. 강원은 작년 0-4를 5-4로 뒤집은 포항과의 17라운드와 바로 이어진 18라운드 인천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고, 21라운드 경남, 34라운드 서울전에서 후반 뒤집기를 성공시켰다.
▲ 단일시즌으로는 2017년 포항이 눈에 띄어
2017시즌 포항은 선제 득점 시 무패, 전반 리드 시 반드시 승리한다는 승리공식을 세웠다. 포항은 2017년에 선제골을 넣은 14경기에서 12승 2무로 패배한 적이 없으며 승률은 92.9%였고, 전반전을 앞섰던 9경기 모두 승리했다. 당시 포항은 강상우, 김광석, 배슬기, 권완규로 이어지는 탄탄한 수비라인과 양동현, 룰리냐가 각각 19골, 17골을 터뜨리며 포항의 공격을 이끌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