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의 과거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된 적은 없지만 “금자님 없었으면 저도 없었을 겁니다”라는 지은의 대사에서 미루었을 때 금자와 지은은 단순한 직업적 관계를 넘어선 사이다. 실제로 자료 수집 및 정리, 자금운용, 수행 및 케어까지 금자는 지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긴다. 지은 역시 자신의 모든 안테나를 금자에게 기울이고 있다. ‘하이에나’에서 금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지은일 것이다.
그만큼 지은은 ‘하이에나’에서 중요한 역할이었다. 모든 기획사와 배우들이 탐냈던 지은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낙점된 오경화. 얼굴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였다. 하지만 오경화는 독특한 말투와 신선한 비주얼,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자신만의 지은을 완성해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무엇보다도 김혜수와의 찰떡 호흡은 드라마의 재미를 더욱 배가시키는 요인이었다. 김혜수라는 대배우 앞에서 오경화는 주눅들거나 오버하지 않은 채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해냈다. 덕분에 ‘금자님’과 ‘지은’의 연기호흡은 현실자매 같은 친근함과 따뜻함이 묻어 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 회에서 금자를 안고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라고 오열하는 지은의 마음이 시청자들에게도 오롯이 전해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이에나’의 이지은으로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과 존재감,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을 입증한 오경화가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