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왼쪽), 손승락. 스포츠동아DB
이대형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은퇴의사를 밝혔다. 야구계 관계자는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던 이대형은 해외리그 진출까지 타진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2003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한 이대형은 KIA 타이거즈~KT 위즈를 거치며 1603경기에서 타율 0.278, 505도루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사상 500도루 고지를 밟은 이는 전준호 NC 다이노스 코치(549개)와 이종범 전 LG 육성총괄(510개), 그리고 이대형뿐이다. “전준호 선배의 기록을 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는 데 실패했지만, 역대 3위라는 훈장은 남았다. 이대형의 은퇴로 현역 도루 1위는 김주찬(KIA 타이거즈·388개)에게 돌아갔는데, 차이는 117개다. 당분간 어떤 선수도 500도루 아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산 세이브 2위 손승락도 떠났다. 2월 은퇴한 손승락은 601경기에서 271세이브를 거뒀다. 1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277개)과 단 6개차. 올 시즌 KBO리그에 돌아온 ‘돌부처’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기대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짙다.
박용택.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후에는 또 한 명의 전설이 옷을 벗을 예정이다. 박용택(41·LG 트윈스)을 상징하는 기록은 통산 최다안타(2439개)이지만, 통산 득점(1237개), 2루타(426개), 루타(3586개·이상 3위)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기록을 남겼다. 은퇴 전까지 1위로 올라서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TOP 3’ 자체로도 훌륭한 족적이다.
기록의 스포츠인 야구에서 ‘역대 1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39년 KBO리그 역사에서 역대 2위, 3위로 남았다는 것은 걸어온 발걸음이 대단했음을 의미한다. 이대형의 은퇴 소식을 들은 한 선배 야구인은 “한국에 야구가 존재하는 한 그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며 “부상으로 마지막 몇 년은 고전했지만 대단했던 선수인생을 깎아내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