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버벌진트, ‘n번방 설전’ 일축 “싸움될 거라 예상 못해, 부끄럽고 후회”

입력 2020-04-14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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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버벌진트, ‘n번방 설전’ 일축 “싸움될 거라 예상 못해, 부끄럽고 후회”

‘N번방’에 가담했다고 자수한 남성이 숨진 것을 두고 “기쁘다”고 표현해 논란이 된 가수 버벌진트가 입장을 밝혔다.

버벌진트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내가 인터넷에 올린 표현들이 다 박제될 것을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이게 싸움의 주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진 못했다”는 글을 올렸다.

버벌진트는 논란이 된 표현에 대해 “12일 올린 게시물은 최근 속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충동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며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와 같은 이모티콘을 이용한 표현이 해당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잊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후회의 뜻을 밝혔다.

또 버벌진트는 “나 역시 과거에 ‘이게 뭐가 문젠데?’ 하면서 저지른 수많은 폭력적인 또는 차별적인 행동들이 있었다. 나잇값 못하는 저의 충동적 포스트에 응원과 동조의 DM을 수천 개씩 보내주시는 걸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끝으로 버벌진트는 “특히 지금 한국에서 남자는 한 순간 정신줄 놓으면 어떤 악마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기려고 한다. 이제 닥치고 조용히 후원하고 응원하고 기도하겠다”며 다소 과격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앞서 버벌진트는 12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N번방 음란물 가지고 있다’ 음독 후 자수한 20대 끝내 숨져”라는 기사의 캡처 사진을 공유하며 “기쁘다. 몇 명 더 사망하면 기념곡 냅니다. 신상 공개도 갑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범죄 가해자더라도 사람의 죽음을 두고 “기쁘다”고 한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일각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누리꾼들의 설전이 이어졌다.

●이하 버벌진트 글 전문

오늘 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네요

제가 넷상에 올린 표현들이 다 박제될 것을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이게 싸움의 주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올린 스토리는 요근래 속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충동적으로 표출한 것이구요,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런 태도/수위의 포스팅을 만일 여성 유명인이 하셨다면 얼마나 많은 테러위협을 받을까’ (실제로 용감하신 여러 분들이 목소리를 내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 스토리에 부들부들할 사람들 놀리려고 올린 ♥나 메롱emoji같은 것들이 이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몇 초나마 까먹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후회된다’

‘혹시라도 내 인스타그램에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의 표시를 하신 분들이 자신들이 계속 살아가야하는 삶의 경계 안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정도입니다.

저 역시 과거에 ‘이게 뭐가 문젠데?’ 하면서 저지른 수많은 폭력적인 또는 차별적인 행동들이 있었습니다. 나잇값 못하는 저의 충동적 포스트에 응원과 동조의 DM을 수천 개씩 보내주시는 걸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2016년6월16일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과 과거 저의 부끄러운 가사 라인들을 다시 언급해주시는 분들께는 고맙습니다. 리마인더니까요. 사람은, 특히 지금 한국에서 남자는 한 순간 정신줄 놓으면 어떤 악마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기려고 합니다.
이제 닥치고 조용히 후원하고 응원하고 기도할게요.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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