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사나이⑧] 믿음과 자신감이 만날 때…SK 김세현의 전성기가 열린다

입력 2020-04-1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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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세현. 스포츠동아DB

분명한 변곡점이 찾아왔다. SK 와이번스에서 김세현(33)은 새롭게 태어났다.

염경엽 감독의 손길을 붙잡았다. 둘은 각별한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2016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염 감독의 지도 아래 김세현은 평균자책점 2.60에 36세이브로 최고의 소방수 자리에 올랐다. 이후 엇갈린 3년의 시간 속에서 김세현은 설 자리를 잃었다. 2019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10경기(8.2이닝) 등판에 그치며 평균자책점 6.23, 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같은 해 염 감독은 그를 2차 드래프트로 영입했다. “좋고 나쁠 때의 모습을 안다”는 믿음이 작용했다.

“모두 내 탓이었다. 커리어를 세웠다는 이유로 안일해졌다”고 돌아본 김세현에게 SK 이적은 터닝 포인트였다. 다시 일어설 힘이 필요했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확인 중인 가능성이 곧 동력이 된다. 15일까지 7경기(6.2이닝)에서 1승1세이브2홀드에 평균자책점 제로(0)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7삼진을 솎아내면서 볼넷은 단 하나도 허락하지 않는 안정적 피칭을 과시하는 중이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7㎞까지 끌어올렸다.

“잔부상이 없어 마음껏 공을 던지고 있다”고 털어놓은 김세현은 “어떤 일이든 좋은 결과가 따라와야 재미있고 즐겁다. 연습경기 결과들이 내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특히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던 나의 장점을 잊고 지낸 것 같다”며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나의 본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를 새 필승계투자원으로 평가하는 SK 코칭스태프 역시 “밸런스가 좋아졌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9회말 2아웃 만루 상황에 서 있다. 선수생활을 마치는 날까지 공 하나에 성공과 실패가 걸려있다는 마음으로 투구할 생각”이라고 밝힌 김세현은 “SK 투수진이 워낙 좋다. 함께 좋은 시즌을 치르고 싶은 기대가 크다. 나답게, 후회 없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소망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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