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서 공개된다…법정공방 극적 합의 (전문)

입력 2020-04-16 1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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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서 공개된다…법정공방 극적 합의 (전문)

법적공방을 벌이던 영화 ‘사냥의 시간’이 드디어 합의점을 찾았다.

‘사냥의 시간’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와 해외 유통 대행사 콘텐츠 판다 측은 16일 공식입장을 통해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지난 2월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고,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콘텐츠판다와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의 계약 내용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그마저도 무산이 될뻔했다. 리틀빅픽처스는 천재지변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지만 콘텐츠판다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영화를 30개국에 판매했고, 70여 개 나라와 추가 계약을 앞둔 상황에 계약해지는 일방적 통보”라는 게 콘텐츠판다의 입장이었다.

법원은 8일 콘텐츠판다의 주장을 인용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결국 넷플릭스 측은 ‘사냥의 시간’ 단독 공개를 비롯한 모든 행사를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에 두 회사는 ‘사냥의 시간’ 공개를 두고 협의에 들어갔다.

협의를 통해 콘텐츠판다는 가처분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콘텐츠판다는 “당사의 적법한 권리를 믿고 계약을 체결한 해외 바이어들과의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과, 그동안의 노력이 허위사실에 기반한 억측으로 인하여 폄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콘텐츠판다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 수행을 확인 받았다”며 가처분 취하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콘텐츠판다 측은 “이미 구매계약을 체결한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합의를 마쳤다”며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조해 준 해외 30여 개국 담당 영화사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영화 ‘사냥의 시간’이 전 세계 관객 여러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길 기원한다”고 소망했다.

리틀빅픽처는 공식입장을 통해 콘텐츠판다에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배급사는 “배급 과정의 혼선과 혼란에 대해 배급사로서 전하기 힘든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무리한 진행으로 ‘사냥의 시간’의 해외세일즈사로 1년여 간 해외 판매에 크게 기여한 콘텐츠판다의 공로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해지통보를 하였고, 그 결과 해외 상영 금지라는 법원판결을 받았다.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콘텐츠판다에 사과를 구한다”고 전했다.

또 콘텐츠판다의 모회사인 NEW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하며 “‘사냥의 시간’이 다시 넷플릭스에 공개될 수 있도록 한국영화산업을 위해 개별 바이어들과 신속하고 합리적인 협상은 물론,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배려한 콘텐츠판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사냥의 시간’은 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파수꾼’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하 영화 ‘사냥의 시간’ 관련 리틀빅픽쳐스 입장문

‘사냥의 시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먼저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배급과정의 혼선과 혼란에 대해 배급사로서 전하기 힘든 죄송함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배급사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수도 없이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사냥의 시간’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널리, 보다 안전하게 배급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넷플릭스로의 190개국 전 세계 동시개봉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영화와 제작진, 감독, 배우 분들을 세계로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진행으로 ‘사냥의 시간’의 해외세일즈사로 1년여 간 해외 판매에 크게 기여한 콘텐츠판다의 공로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해지통보를 하였고, 그 결과 해외 상영 금지라는 법원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콘텐츠판다에 사과를 구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보도자료 및 인터뷰 등을 통하여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여, 콘텐츠판다는 물론 모회사인 NEW의 기업가치를 훼손한 점에 대하여 콘텐츠판다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사과합니다.

다수의 피해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취지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협상은 매끄럽지 못했고, 과정은 서툴렀습니다. 동의해주고 이해해주신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사과를 동시에 전합니다.

‘사냥의 시간’이 다시 넷플릭스에 공개될 수 있도록 한국영화산업을 위해 개별 바이어들과 신속하고 합리적인 협상은 물론,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에 이르도록 배려한 콘텐츠판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혼란과 혼선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영화 ‘사냥의 시간’ 만큼은 소중한 한국 영화로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리틀빅픽쳐스 대표​

● 이하 ‘사냥의 시간’ 관련 콘텐츠판다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십니까, 글로벌판권유통사 콘텐츠판다입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을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께 깊은 양해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콘텐츠판다는 지난해 1월 영화 ‘사냥의 시간’의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와 해외 세일즈 계약을 체결한 이후, 영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맡은 바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왔습니다. 최소한의 상식적인 절차가 무시된 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을 때, 콘텐츠판다의 적법한 권리를 믿고 계약을 체결한 해외 바이어들과의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과, 그동안의 노력이 허위사실에 기반한 억측으로 인하여 폄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콘텐츠판다의 정당한 권리와 의무 수행을 확인 받았습니다. 이후, 최선을 다하여 해외 바이어들과의 재협상을 마친 후, 상영금지가처분을 취하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공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리틀빅픽처스와 합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콘텐츠판다는 영화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한 사례를 방지하고, 국제영화계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사냥의 시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해외 30여 개국 영화사들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으며, 이 모든 과정에서 콘텐츠판다에 대한 합당한 보상보다는, 국제 분쟁을 예방하고 해외시장에 한국영화계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습니다.

앞으로도 콘텐츠판다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한국영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함은 물론이고, 계약관계에서 서로가 지켜야 할 상식과 국제영화계에서 한국영화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의 해결 과정에서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조해 준 해외 30여 개국 담당 영화사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이 전 세계 관객 여러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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