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라울 알칸타라(28)가 2019시즌 직후 KT 위즈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자 주저 없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기존의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 세스 후랭코프(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모두 떠난 상황에서 원투펀치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강력한 투수가 필요했다. 알칸타라는 두산이 최우선 조건으로 고려한 강력한 구위를 갖춘 투수였다. 부상 경력이 없다는 점과 유연성, 최근 4년간 꾸준히 평균 구속 150㎞ 이상을 기록한 점도 합격요소였다. 여기에 두산의 강력한 수비와 펜스 거리가 긴 잠실구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지난해 KT에서 거둔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보다 성적이 좋아질 것으로 확신했다.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 동안 진행한 연습경기와 자체 청백전 등 실전 등판을 통해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5이닝 동안(69구) 3안타 4삼진 1실점을 기록한 19일 청백전(잠실구장)을 포함해 7경기에서 21이닝을 소화하며 1점만을 허용했고(평균자책점 0.43), 삼진 16개를 솎아내는 동안 볼넷 허용은 2개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꾸준히 시속 150㎞대 중반의 포심패스트볼(포심) 구속을 유지한 게 고무적이었다. 19일에는 투구를 마친 뒤 자신과 상대했던 동료 최주환, 김인태 등과 소통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두산에 완벽하게 적응한 듯했다.

주전 포수 박세혁도 알칸타라의 구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지난해 알칸타라의 공을 타석에서 봤을 때와 비교해 지금은 더 힘이 생겼고, 자신 있게 던지는 느낌”이라며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 확실히 투구수가 적은 이닝이터의 느낌이 강하다”고 밝혔다.

알칸타라는 “청백전을 통해 포수와 소통, 구위 체크 등 보완할 점을 찾아 만족스럽다”며 “자신감을 갖고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투구수 100개를 채우는 게 최우선 목표다. 개막전에 나설 수 있다면 투수로서 큰 영광”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