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나종덕, 투수로 2군 등판 최고 142㎞…‘투·포수 겸업’

입력 2020-04-22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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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종덕. 스포츠동아DB

포수 나종덕(22·롯데 자이언츠)이 2군에서 투수로 실전에 나섰다. 당분간 투수와 포수를 겸업할 예정으로 당장의 성과보다는 자신감 회복에 초점을 맞춘 시도다.

나종덕은 2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2군과 연습경기 4회에 구원등판해 2이닝 3안타(1홈런) 2삼진 무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서호철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최고구속은 142㎞개를 찍었고 무볼넷에서 드러나듯 제구도 안정됐다는 평가다. 속구 외에도 슬라이더, 포크,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시험하며 프로 첫 실전등판을 마쳤다. 등판을 지켜본 롯데 관계자는 “경기장에 바람이 많이 불어 평범한 안타성 타구가 홈런이 됐다. 전반적으로 구속도 잘 나오고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중요한 전환점이다. 나종덕은 2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 도중 왼 팔목 유구골(갈고리뼈) 골절 부상을 입었다. 즉시 귀국해 병원 검진을 받았고 수술이 결정됐다. 재활까지 최소 3개월 정도가 소요돼 개막 엔트리 합류가 어려워졌다.

포수, 타자로서 훈련이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마냥 재활만 하는 대신 공을 던지기로 결정했고 곧장 투수로서 어깨강화훈련에 매진했다. 부상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성민규 단장은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시절 창원신월중~용마고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나종덕의 좋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추어 시절 ‘초고교급 포수’로 주목을 받았지만 프로에서는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기량에 대한 문제보다는 자신감 저하가 염려됐고, 환경을 바꿔줄 필요가 있었다. 야수 훈련을 진행하기 어려우니 자연스레 투수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포수로서도 강한 송구로 도루 저지에서 강점을 보였던 만큼 어깨는 증명됐다.

수술 부위가 왼팔이라 오른손 투구에는 지장이 없었다. 다만 글러브를 낄 수 없었기 때문에 코치가 옆에서 공을 토스하면 나종덕이 이를 던지는 방식으로 훈련해왔다. 최근 글러브 착용이 가능할 만큼 왼 팔목이 회복됐고 몇 차례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으로 점검도 거쳤다.

현재 나종덕은 타격 훈련과 투구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전향’이라는 단어를 쓸 단계는 아니다. 2군에서 투·포수를 겸업한 뒤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이면 그때 현장과 프런트가 상의해 방향을 재설정할 예정이다.

이날 등판을 지켜본 성민규 단장은 “투수로서 나종덕의 장점은 제구다.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떨어졌던 자신감도 회복될 것이다. 전반적인 영역에서 긍정적으로 도움될 것”이라며 “이날이 첫 등판임에도 구속은 기대이상이었다. 이대로면 140㎞ 후반대까지는 오를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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