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뒤 땡스 아빠’ KT 오태곤, “가족들 있기에 힘이 난다”

입력 2020-04-23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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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22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 2, 3루에서 kt 오태곤이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잡을 뻔한 주전 자리를 놓칠 위기다. 하지만 오태곤(29·KT 위즈)은 개인보다 팀을 더 먼저 생각한다. KT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1루수 오태곤’보다 ‘외야수 오태곤’이 더 필요하다는 마음가짐이다. 한 달 뒤 태어날 첫 아들 ‘땡스’를 위해 오늘도 스파이크 끈을 힘차게 동여맨다.

오태곤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연습경기 5회 대수비로 투입, 6회 좌월 3점포를 때려낸 데 이어 7회 2타점 적시타까지 신고했다. 2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1루수로 나섰던 오태곤은 최근 꾸준히 외야 백업으로 출장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까지 외야수로 나섰던 ‘간판타자’ 강백호를 1루로 옮긴 뒤 수비력이 좋은 배정대를 주전 중견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1루를 두고 경쟁했던 오태곤과 문상철이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태곤은 다시 주전 외야수를 두고 경쟁하는 입장이 됐다.

하지만 이 감독이 팀을 위한 선택을 내렸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LG전 이후 만난 오태곤은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내가 못 잡은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내가 봐도 (강)백호가 1루로 나서고 내가 외야수로 경쟁하는 게 팀이 안정적으로 가는 방향 같다. 백업이 두꺼울수록 강팀 아닌가. 외야는 2017년부터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무리 없다”고 밝혔다.

오태곤이 찾은 해답은 ‘땀’이다. ‘루틴 전도사’ 유한준을 따라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하고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다. KT 젊은 선수들의 웨이트 열기가 워낙 뜨거워 정작 유한준조차 대기하는 상황이다.

최근 떨어진 타격감도 타격 파트 코치진과 끌어올리고 있다. 오태곤은 “김강 코치님과 조중근 코치님이 정말 많이 챙겨주신다. 그 덕에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LG전 5타점 맹타의 비결은 코치진과 오태곤의 노력이다.

스스로의 노력,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도움도 있지만 결국 오태곤을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은 가족이다. 오태곤은 한 달 뒤 아빠가 된다. 2018년 결혼한 아내는 5월말 출산을 앞두고 있다. 배가 불러올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져 생이별의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수원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고된 훈련을 마친 뒤 아내 뱃속 아이의 태동을 듣는 게 요즘 오태곤의 가장 큰 낙이다. 추석 때 잉태 소식을 들은 오태곤은 태명을 ‘땡스(땡스 기빙 데이)’로 지었다.

“아빠가 된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느껴진다. 가족이 있기에 오늘도 힘을 낼 수 있다”는 오태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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