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가득한 KT 데스파이네, “물병 던지며 화내는 모습 보기 힘들 것”

입력 2020-04-26 17:0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데스파이네. 스포츠동아DB

“그런 모습은 보기 힘들 거예요.”

아직 뚜껑을 열지 않았기 때문에 실력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팀 적응만큼은 이미 검증됐다. 여유 가득한 모습이지만 ‘메이저리거 부심’이나 예민함은 없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KT 위즈)는 정규시즌에도 ‘분위기메이커’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데스파이네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3.2이닝 6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눈에 보이는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자신의 장점인 변칙 투구(오버핸드, 스리쿼터, 사이드스로)를 번갈아 활용하며 테스트에 초점을 맞춘 기색이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발톱을 드러내지 않은 것 같다”며 큰 의미부여를 피했다.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데스파이네 역시 “스프링캠프 후 두 달 만에 한국 타자를 상대한 것이었다. 두산은 우승 팀이고 좋은 타자가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두산 타자들의 특성, 그리고 두산을 통해 KBO리그의 색깔을 알아가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상적이었던 건 마운드 아래에서의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외국인 투수들은 자신의 등판일에는 예민해진다. 이를 탓할 수 없는 것이, 자신의 투구에 등판하기 위한 집중의 과정인 셈이다. 하지만 데스파이네는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 포수 장성우는 물론 다른 야수들과도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데스파이네는 “연습경기라 그런 것은 아니었다. 물론 마운드 위에서는 침착함을 유지하지만 원래 성격이 그렇다”며 “다른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정규시즌에도 그런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안 좋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물병을 던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기가 안 풀리면 다음날 일찍 훈련에 나와 운동량을 늘리면 된다. 동료들에게 화를 내는 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쿠바 출신 데스파이네는 201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시작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6시즌간 109경기(50경기 선발)에 등판해 363이닝을 소화하며 13승26패,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기 때문에 적응에 대한 우려가 따랐지만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입국 후까지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30일 수원에서 고양 히어로즈와 연습경기에 등판한다. 이때 75구 투구 예정이다. 스스로도 “이날 던지면 개막전 100구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며 “에이스의 책임감을 다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