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소모전 된 144G 논란…KBO리그, 대안이라도 더 유연해지자!

입력 2020-04-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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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KBO리그 개막 팡파르는 5월 5일에야 울린다. 다만 ‘겨울야구 파행’을 막고 팀당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려면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는 피할 수 없다. 노사간에 생긴 시각차의 이유다.

KBO는 21일 이사회에서 개막일을 확정하며 “팀당 144경기 체제 원칙은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선수단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특수한 경우에는 경기수를 줄일 수 있지만 질병이 아니라면 경기수에 손을 댈 계획은 아직 없다.

KBO와 구단들의 144경기 강행의지에는 근거가 뚜렷하다. A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만약 1경기를 치르지 않는다면 팀당 평균 1억 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티켓, 식음료, 광고 수익 모두 대폭감소가 불가피하다. 126경기로 18경기씩 덜 치른다면 팀당 20억 원 가까운 손실이 예상된다.

반면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을 시작으로 수도권 4개 구단 감독은 KBO의 결정에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력 저하’를 우려해서다.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며 팬들에게 질 낮은 경기를 보여줄 바에야 수익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예측 가능한 운영을 하자는 주장이다.

구단들은 난감하다. 경기수가 줄어 수익이 감소한다면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의 연봉 계산부터 꼬인다. 기존 계약은 ‘144경기 기준’이다. 126경기로 12.5%를 줄인다면 이 비율에 맞춰 연봉을 삭감해야 하는지부터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훈련만 하는 기간도 ‘근무 중’이기 때문에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다. 사상 초유의 일이라 ‘전례’도 없다.

144경기에서 축소가 쉽지 않은 이상 ‘수준 하락’ 방지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더블헤더에 한해 엔트리를 1명 늘린 KBO의 결정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B구단 국제업무 담당자는 “육성형 외인 도입도 하나의 방안(보완책)”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KBO리그와 달리 개막일조차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즌이 통째로 날아갈 위기다. 준척급 마이너리거를 싼 값에 데려올 수 있는 환경이다. 기존의 연봉 상한(100만 달러)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현장의 숨통을 어느 정도는 틔워줄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의 적극적 태도도 필요하다. 경기수가 줄어든다면 선수 연봉은 어떤 쪽으로든 삭감이 불가피하다. 인센티브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선수협은 3월부터 지금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솔로몬의 지혜’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다양한 의견이 필요할 때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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