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여자부 FA보상선수 발표 뒤에 숨은 이야기들

입력 2020-04-27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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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경. 스포츠동아DB

관심을 모았던 여자배구 FA전쟁 2라운드, 보상선수 지명은 리베로의 연쇄이동이었다.

27일 오후 6시에 마감된 결과 주전세터 이다영을 빼앗긴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에서 리베로 신연경을 지명했다. 조송화가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한 흥국생명은 박상미를 선택했다. 결국 이번 여자부 FA시장은 세터의 연쇄이동에 이어서 리베로의 연쇄이동이 벌어졌다.

현대건설의 보상선수 선택으로 봤을 때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다영~김세영~이주아~김미연~박현주를 6명 보호선수 명단에 묶었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흥국생명이 24일 낮 12시에 건네준 보호선수 명단을 받은 뒤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이 은퇴를 선언한 마당에 리시브를 잘하는 신연경까지 데려오면 흥국생명의 장점이던 리베로 자리에 큰 틈이 생길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서도 흥국생명이 신연경을 묶지 못한 것은 그만큼 센터와 레프트 자리에서 기존 시스템 유지가 중요하다고 박미희 감독은 판단했을 것이다.

사실 현대건설의 입장에서는 주전 리베로 김연견과 새로 FA계약을 맺었고 제2 리베로 이영주도 있어서 리베로 보강이 시급하지는 않다. 이다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세터 김다솔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현대건설은 다른 길을 택했다. 신연경을 영입해 IBK기업은행과 세터 이나연의 교환을 시도하는 것이 팀 전력에 더 플러스가 된다고 판단했다.

IBK기업은행은 김수지~김희진~조송화~이나연~표승주~김주향으로 6명 보호선수 명단을 구성했다. 지난 시즌 세터 염혜선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아 손해를 본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는 조송화를 영입하고도 몇몇 팀에서 탐을 내는 이나연을 빼지 않았다. FA시장에서 리베로 보강에 실패했던 IBK기업은행으로서는 언제든지 이나연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도로공사 현대건설은 세터보강이 필요하다. 잘하면 IBK기업은행은 갑의 위치다.

센터와 레프트의 전력을 유지하면서 리베로를 희생시킨 흥국생명으로서는 리베로를 보강해오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박미희 감독은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처음 흥국생명을 맡았을 때처럼 팀을 꾸린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박상미가 IBK기업은행에서 힘든 고비를 넘기며 경험을 쌓았기에 새로운 환경에서는 더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연경은 일단 현대건설에 소속되지만 최종 정착지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

2번이나 보상선수가 된 그는 2012~2013시즌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IBK기업은행의 지명을 받았지만 흥국생명에서 FA 미계약 상태로 해외에 진출했던 김사니가 IBK기업은행으로 복귀하면서 2014년 보상선수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이정철 감독은 신연경의 능력을 높게 평가해 “언젠가는 다시 데려 온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신연경이 FA선수 자격을 얻자 영입을 추진했지만 예상 못했던 감독교체로 마무리하지 못한 스토리가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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