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발리볼] 4월29일 발표된 V리그 빅뉴스의 뒷얘기

입력 2020-05-03 1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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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은 V리그의 빅뉴스가 연달아 쏟아진 특별한 날이었다. 오전에 우리카드와 삼성화재가 3-4 대형 트레이드 성사를 발표하자 오후에는 대한항공과 박기원 감독의 동행이 끝났다는 뉴스가 나왔다. 아직 구단의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이 2-2 트레이드로 팀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그동안 배구계의 소문으로 나돌던 남자부 대형 트레이드의 주인공은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였다. 다른 두 구단이 소문의 중심이었지만 정작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삼성화재가 군에서 제대한 레프트 류윤식, 5월에 입대하는 송희채, 한국전력에서 보상선수로 받은 세터 이호건을 주고 우리카드는 2018~2019시즌 신인왕출신의 레프트 황경민과 세터 김광국, 노재욱, 센터 김시훈을 주는 빅 딜을 발표했다.

트레이드는 새로 사령탑에 내정된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으로부터 시작됐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에게 인사를 위해 만난 자리였다. 삼성화재는 세터보강이 절실했다. 선배 감독에게 김광국을 달라고 요청했다. 트레이드에 항상 열린 마음인 신영철 감독은 류윤식을 달라고 했다. 대한항공 감독시절 자신이 지명했던 류윤식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고 나경복과 황경민 등이 군 입대를 앞둬 이때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얘기가 잘 통했던 트레이드 협상은 박철우가 삼성화재에서 2년간 10억50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물리치고 한국전력행을 선택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센터 백업자원이 필요했던 삼성화재는 한국전력에서 사전에 넘겨주겠다는 센터를 대신해 우리카드에서 김시훈을 받기로 했다. 대신 우리카드는 보상선수 지명 때 이호건이 나오면 넘겨달라고 했다.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빠지면서 왼쪽의 공격력을 강화할 필요가 생겼다. 신영철 감독은 한성정과 황경민이 함께 있으면 서로 출전기회가 줄어든다고 판단했다. 배려 차원에서 교통정리를 택했다. 여기에 노재욱과 송희채가 마지막 카드로 추가됐다. 덕분에 두 팀 모두 팀에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고 여분의 전력을 넘겨주면서 현재와 미래를 대비한 모범적인 트레이드를 완성했다.

협상 시작은 2주 전이었지만 그동안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선수들의 월급 지불 날까지 고려해 발표하는 등 보안대책도 완벽했다. 29일 오전에야 선수들에게 협상결과를 통고했다. 두 감독이 협상의 전권을 가지고 움직였는데 구단도 만족한 결과였다. 이 뉴스가 보도되자 빅 딜의 진원지로 소문이 나돌았던 어느 구단의 사무국장은 “우리도 뭔가를 해야 하나”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대형 트레이드의 불씨는 아직 살아 있다는 얘기다.

트레이드 발표 몇 시간 뒤 대한항공에서 새로운 대형뉴스가 나왔다. 4시즌 동안 팀을 이끌던 박기원 감독의 퇴임이었다. 4월 30일자로 2년 계약이 만료되는 박 감독은 28일 오후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불가입장을 통고받은 뒤 코칭스태프와 작별 회식을 했다. 결별의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구단은 새로운 변화를 택했다. 박기원 감독은 구단의 결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유를 물어보지 않고 작별 악수만 했다. “4년간 좋은 기억을 안겨준 팀인데 떠나면서 굳이 나쁜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구단이 그렇게 선택했으면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2016년 선수단 앙케이트 조사를 통해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박기원 감독은 2017~2018시즌 대한항공에 첫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2번의 정규리그 1위를 선물했다. 박기원 감독은 통합우승을 차지해서 고(故) 조양호 회장의 산소에 2개의 트로피를 바친 뒤 물러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시즌이 조기에 중단되면서 마지막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내부승진과 이탈리아 국적의 외국인 감독, 외부인 발탁 등의 방안을 가지고 새 감독을 찾고 있다. 4일 공식발표가 나온다.

마지막 빅뉴스는 여자부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트레이드였다.

27일 현대건설에서 흥국생명의 리베로 신연경을 보상선수로 선택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수순이다. 보상선수 지명이 끝나자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이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에게 세터 이나연, 레프트 전하리와 신연경, 센터 심미옥을 교환하자는 제의를 했다. “우리로서는 리베로가 필요했다. FA시장에서 선수를 데려오려고 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이다영의 FA이적으로 세터보강이 필요했던 현대건설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김우재 감독은 구단에게도 이런 구상을 알렸다. IBK기업은행 내부의 보고절차를 거친 뒤 공식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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