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스타 경주마들, 아름다운 동행 빛나다

입력 2020-05-03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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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문화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최고의 트렌드다. 경주마들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름이 더욱 빛나는 ‘기부천사’ 스타 경주마들의 아름다운 동행을 알아본다.


●동물명의 기부 제1호 경주마 ‘백광’

경주마 명의 기부는 불굴의 명마 ‘백광’으로부터 시작됐다. 백광은 2006년 대상경주에 3연속 우승의 영광을 안았으나 2008년 왼쪽 다리에 계인대염이라는 치명적 질병으로 은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수홍 마주의 보살핌 속에 국내 최초 마필 대상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며 기적처럼 난치병을 이겨냈다. 2009년 재기에 성공한 백광은 대통령배 대상경주에서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수홍 마주는 기적처럼 부상을 이겨낸 백광처럼 장애인들의 재활치료에 힘을 보태고자 준우승 상금 중 4000만 원을 백광의 이름으로 기부했다. 이는 국내 ‘동물명의 기부 제1호’로 등록됐다.

백광이 뿌린 기부 씨앗은 대통령배 대상경주를 세 번이나 우승한 최고의 경주마 ‘당대불패(정영식 마주)’로 이어졌다. 경주마로 활동한 5년 간 매년 1억 원씩 총 5억 원 이상을 불우이웃돕기에 쾌척했다. 특히 핸드사이클, 철인3종, 수영, 컬링 등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의족과 운동장비, 생활비 등을 지원했다. 이로 인해 당대불패는 ‘기부왕 경주마’라는 별명도 붙었다.

경주마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나눔 전통은 하나의 경마 문화로도 자리잡았다. 2009년부터 서울 마주협회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동물명의 기부 프로젝트’를 공동운영하며 수많은 기부천사 경주마들을 배출했다. 지금이순간(최성룡 마주), 강호대세(길용우 마주), 인디밴드(정영식 마주), 최강실러(남기태 마주), 마이티젬(조병태 마주), 클린업조이(민형근 마주)가 프로젝트에 동참했고, 최강 암말 실버울프(윤우환 마주) 등 현재까지 100여 명의 마주가 함께하고 있다.

●시각장애 유아 특수학교 서울효정학교의 경주마

서울 강북구 미아동 소재 시각장애 유아특수학교인 서울효정학교에도 경주마들의 기부이야기가 함께한다. 2017년 9월 개교한 서울효정학교 건립 후원 명단에는 강호대세를 비롯해 백광, 당대불패, 지금이순간, 마이티젬, 최강실러, 클린업조이 등 한국 최강의 경주마들이 이름을 올렸다. 법인마주 카길애그리퓨리나와 한국마사회 렛츠런재단도 여러 기업이 자금을 공동출자하는 방식의 매칭 펀드로 후원에 동참했다.

경주마 명의 기부는 단순 일회성 기부에 그치지 않고, 서울효정학교에서 성장하는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바로 경주마들의 스토리와 교감할 수 있도록 당대불패, 백광 등 경주마 이름을 단 교실이 총 7개 있다. 각 교실 옆에는 장애나 역경을 딛고 우승을 차지한 해당 경주마의 이야기가 담긴 스토리월과 사진을 전시해 말(馬)을 테마로 꾸며졌다. 또한 어린이 동화로도 출간돼 화제를 모았던 위대한 꼴찌마 ‘차밍걸’의 이름이 붙은 옥상운동장도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인기다.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으로 아름다운 동행

올해부터 경주에서 은퇴한 경주퇴역마들의 복지를 위해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이 조성된다. 대상경주 순위상금의 1%와 해당 대상경주들의 시리즈경주 시 받는 인센티브 금액의 10%를 기금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도 매칭펀드 형식으로 연간 약 2억 원을 출연한다. 이렇게 조성된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은 경주 퇴역마들의 승용마 전환, 휴양 등을 위해 사용된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경마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성실한 이행을 위해 이와 같은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마주를 비롯한 경마공동체의 참여에 감사의 뜻을 밝힌다. 앞으로도 경마 공동체의 상생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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