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영진 앞세우고 뒤로 빠지는 MBC, 논란 자처 코미디

입력 2020-05-08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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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영진 앞세우고 뒤로 빠지는 MBC, 논란 자처 코미디

결국 정영진이 MBC 표준FM ‘싱글벙글쇼’에서 하차했다.

앞서 MBC는 지난 6일 오전 ‘싱글벙글쇼’ 개편을 대대적으로 고지했다. 기존 진행자(DJ)인 강석, 김혜영을 36년 만에 하차시키고 새로운 진행자 배기성과 정영진이 11일부터 투입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MBC 계획과 달리 정영진은 결국 ‘싱글벙글쇼’ 진행자에서 하차하게 됐다. 그의 과거발언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정영진은 EBS ‘까칠남녀’ 출연 당시 “‘한남충’이라는 단어가 기분 나쁘지 않다. 나한테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김치녀’라는 말이 기분 나쁜 여자들은 자기는 살짝 ‘김치녀’인데 아니라고 하는 여자들”이라고 여성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남성이 여성에게 돈을 쓰는 비용이 스킨십과 이어진다”며 “남성들이 주로 데이트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의 태도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매춘과 다르지 않다”라고 했다.

해당 발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싱글벙글쇼’ 게시판과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정영진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남녀 편을 가르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정영진이 청취자와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냐는 비판이다.

이를 MBC와 라디오본부도 몰랐던 것은 아니다. 정영진이 잡학다식하지만, 수위 조절을 실패하는 언변으로 여러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런데도 그를 선택했고, 믿고 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여론은 MBC 생각 이상으로 악화됐다.

이에 결국 MBC는 백기를 들었다. MBC는 8일 오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싱글벙글쇼’는 아나운서 허일후와 기존 후임자였던 가수 배기성이 임시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내정한 정영진을 둘러싼 최근 여러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영진을 진행자에서 제외하기로 이날 오전 결정했다”고 전했다.

취재진 물음에도 침묵하던 MBC는 짤막한 입장문 두 줄로 정영진 하차를 설명했다. 여론이 불 같이 타오르자 이틀이나 지나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36년간 잘 유지되던 프로그램을 개편하면서 그리 생각이 짧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청취자도, 일반 대중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 다음은 MBC 공식입장 전문

5월 11일부터 개편되는 MBC 표준FM '싱글벙글쇼'는 아나운서 허일후와 기존 후임자였던 가수 배기성이 임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MBC 라디오 측은 8일 밝혔다.

MBC 라디오본부는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내정한 방송인 정영진씨를 둘러싼 최근 여러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영진씨를 진행자에서 제외하기로 이날 오전 결정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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