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 마운드에 선 코로나19 영웅의 당부 “힘들어도 거리두기 지켜달라”

입력 2020-05-08 1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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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운 국군춘천병원 응급간호장교 김혜주 대위가 8일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시구를 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운 영웅 중 한 명을 마운드로 초대했다.

두산은 8일 KT 위즈와 잠실구장 홈 개막전에서 국군의무사령부와 손잡고 특별한 시구자를 초청했다. 국군춘천병원 응급간호장교 김혜주 대위(30)가 그 주인공이다. 김 대위는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하던 2월, 의료지원을 자원했다. 2월 23일부터 3월 21일까지 4주간 대구 동산병원 1차 군 의료지원팀으로 파견을 나가 대구시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에 매진했다. 3교대 근무를 기본으로 매일 11~12시간씩 병원에 머물렀다.

김 대위가 화제가 된 것은 콧등에 붙인 밴드 투혼 때문이었다. 의료진이 착용하는 마스크는 N95형으로 일반 KF94 마스크에 비해 훨씬 두껍고 뻣뻣하다. 오랜 시간 쓰고 있으면 피부가 상할 수밖에 없다. 밴드를 붙이고 땀 흘리는 김 대위의 투혼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 때문에 두산도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힘을 주고자 김 대위를 시구자로 초청했다. 김 대위가 입은 등번호 28번은 대구에 머문 시간으로, 직접 골랐다.

시구를 마친 김 대위는 취재진과 만나 “아직도 격양돼있다. 대한민국 의료진, 그리고 군 의료지원단 대표로 이 자리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국민들에게 화제가 된 만큼 일상도 달라졌다. 김 대위는 “길거리에서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다. 응원의 편지와 선물도 받았다”며 “나 말고도 모든 의료진이 고생하고 있다. 또 의료 폐기물 처리를 위해 일하시는 분들도 많다. 이렇게 혼자 주목을 받는 것 같아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했다.

충남 출신의 김 대위는 원래 한화 팬이었지만 이번 시구를 계기로 두산을 응원하기로 했다. 이처럼 야구를 즐기는 소소한 일상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지금, 쉽지 않아보인다. 김 대위 역시 “메르스와 코로나 모두 예방 수칙은 같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두기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 않는 것이다. 기본을 지키면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구에서 귀경할 때 보니 벚꽃이 만개해있었다. 의료 현장에서는 봄인지 여름인지도 모르고 일을 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들도 많이 힘들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금씩만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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