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현직 의사들이 말하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입력 2020-05-1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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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평범한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시청자뿐 아니라 현직 의사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진제공|tvN

■ “중환자실 진짜 같아” “밴드 활동 비현실적”

“평범한 의사 이야기라 보기 편해”
“밴드 모임 시간 맞추기 어려울것”
“병원 로맨스 가능해도 흔치 않죠”

“대학병원 의사들이 밴드 연습할 시간이 있을까?” “교수와 레지던트의 로맨스? 가능할까?”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의 애시청자라면 한 번쯤 가졌을 법한 호기심이다. 드라마는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환자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의사들의 일상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바라보며 실제 전문의들의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그렇다면 현실 속 의사들의 시선에 극중 다양한 에피소드는 얼마나 사실적으로 비칠까.

● “평범한 의사 이야기라 좋아요.”

의사들 사이에서도 ‘슬의’는 화제의 드라마다. ‘메디게이트’ ‘너스잡’ 등 의사와 간호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에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호평이 종종 올라올 정도다.

의사들은 ‘슬의’의 사실성에 일단 점수를 준다. 특히 극중 자주 등장하는 중환자실 장면은 “실제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각종 장비 위치를 그대로 재현한 덕분이다. 수술에 참관한 의대 본과생들에게 환자의 심장을 살짝 만져보게 하는 장면 등도 “예비의사들에 대한 교육이 또 하나의 목적인 대학병원의 기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부산시 해운대구의 한 병원 신경외과에서 일하는 30대 정 모 전문의는 “주변에 정말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의사들의 이야기가 돋보인다”며 “드라마를 보면서 과거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가 떠오르곤 한다”고 밝혔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 등을 비롯한 대부분 의학드라마들이 ‘천재’처럼 매우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의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과 다른 것도 의사들이 호평하는 배경이다. 피부과를 운영 중인 30대 문은혜 씨는 “사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의학드라마 속 이야기를 현실과 자꾸 비교하는 시선을 받곤 한다”면서 “이 드라마는 실제 의사들의 소소한 에피소드도 중요하게 다루면서 시청자의 일상에 더욱 친숙한 이야기로 비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 병원 내 로맨스? “가능은 한데…”

하지만 극중 모든 이야기가 바로 현실의 모습과 맞닿아 있지는 않다. 이야기에 좀 더 긴장감을 부여하고 시청자 흥미를 돋우기 위해 극적인 효과를 얹는 것은 필수다.

극중 이익준(조정석)을 비롯한 13명의 외과 전문의들이 레지던트 장겨울(신현빈)을 자신의 과로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친다는 설정이 바로 그렇다. 의사들은 “실제로는 흔치 않은 일이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 과장을 더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슬의’가 안기는 재미 중 하나는 주인공 5인방이 밴드를 결성해 연습하며 추억의 노래를 들려주는 장면이다. 이들은 간담췌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 응급 상황을 자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분야의 전문의들. 그런 이들이 언제 울릴지 알 수 없는 ‘응급 콜’의 긴장감 속에 여유 시간을 두고 밴드 연습을 하는 모습 역시 실제 의사들에게는 낯설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20대 전 모 씨는 “5명의 교수가 시간을 맞추기가 몹시 힘들 것”이라며 웃었다.

소아외과 조교수 안정원(유연석)을 좋아하는 장겨울처럼 극중 교수와 레지던트의 로맨스 역시 “가능하지만 흔치 않은 경우”다. 전 씨는 “대학병원이 바쁘지만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이런저런 일들로 울고 웃으면서 살아가는 터전임을 드라마가 그래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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