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MVP] KT 주권 피로 덜어준 벤치의 배려…“푹 잤더니 결과 좋아”

입력 2020-05-16 09: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주권. 스포츠동아DB

승리를 장담할 수 없던 위기상황.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에게는 가장 부담스러운 순간이다. 하지만 주권(25·KT 위즈)은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냈다.

KT는 15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4-6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소형준은 6.1이닝 9안타 2삼진 5실점(2자책)으로 2연승을 기록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길었던 4연패에서 탈출해 올 시즌 홈 첫 승을 신고했다.

소형준의 승리가 완성되기까지 주권의 홀드가 결정적이었다. 소형준은 6-5로 근소하게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 박찬도를 뜬공으로 유도했지만 김상수와 김동엽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1사 1·2루, 이강철 감독의 선택은 가장 믿음직한 불펜 주권이었다.

주권은 첫 타자 구자욱과 뒤이은 이원석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장기인 체인지업이 또 한 번 춤을 추며 위기를 지웠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1사 1·2루 상황에서 KT의 승리확률은 61.5%였다. 하지만 주권의 연속 삼진 이후 승리확률은 77.5%까지 뛰었다. 주권 홀로 16%의 승리 확률을 끌어올린 셈이다. 주권의 결정적인 이닝 삭제가 나오자 타선도 응답했다. KT 타선은 주권이 실점하지 않은 7회초를 넘긴 뒤 7회말 대거 8점을 몰아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주권은 올 시즌 6경기에서 7.2이닝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첫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으로 압도적이었지만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2이닝 3안타(1홈런) 2실점으로 고전했다. 이강철 감독은 14일 창원 NC전에 앞서 다음 시리즈 선발투수인 소형준, 김민과 함께 주권을 수원으로 올려 보냈다. 어떠한 상황이 벌어져도 쓰지 않겠다는 확실한 메시지인 동시에 다음 경기 준비까지 푹 쉬어달라는 주문의 메시지였다.

경기 후 소형준은 “평소에도 (주)권이 형이 잘해준다. 항상 ‘주자 두고 와도 형이 막아줄게’라고 말해주는 덕에 편하게 던졌다”며 “오늘도 잘 막아줬다. 맛있는 음식을 사드려야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도 “7회 동점 위기에서 주권이 잘 끊어줘 이후 빅 이닝까지 이어졌다”고 칭찬했다.

주권은 정작 덤덤했다. 경기 후 “연패에서 벗어나는 팀 승리와 (소)형준의 승리를 지켜 기분이 좋다”며 “아직 초반이라 피로함은 없다. 감독님께서 믿고 써주시는 만큼 내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 일찍 올라온 덕에 확실히 푹 쉬고 경기에 임해 도움 됐다. 잠도 일찍 푹 잤던 게 오늘 경기력으로 드러난 것 같다”며 “지금껏 하던 대로 꾸준하게 시즌 끝날 때까지 내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