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청용(32)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다. 4골·1도움의 주니오를 비롯해 공격작업에 적극 나선 대부분의 울산 선수들이 1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사실을 고려하며 다소 의외다. 하지만 이청용의 가치는 공격 포인트 그 이상이다.
이청용은 오른쪽 윙어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제공하는 개인기록을 살펴보면 골과 도움 없이 슈팅 1개만을 기록 중이다. 9일 상주 상무와 홈 개막전에선 슈팅이 아예 없었다. 17일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전반 34분 주니오의 패스를 받아 중거리 슛을 시도한 게 유일했다. 이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유효 슛으로 기록됐다.
수원전에서 0-2로 뒤진 후반 8분 주니오의 추격골은 이청용의 발에서 비롯됐다. 수원 수비라인을 파고드는 주니오를 향해 패스를 넣었다. 그러나 이청용의 도움은 인정되지 않았다. 볼을 받은 주니오가 개인돌파를 시도하며 2차례 방향을 바꾼 뒤 슈팅을 시도해 어시스트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K리그 복귀 후 첫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었지만 아쉽게 됐다.
공격 포인트는 없지만 이청용의 가치는 경기 내내 확인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활동량이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압박을 펼쳐 상대가 쉽게 공격작업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수비 깊숙이 가담해 풀백의 부담을 덜어주는 장면도 자주 나왔고, 상대 패스를 여러 차례 차단했다. 또 수원전에선 전반 상대의 강한 압박으로 공격작업이 원활하지 않자 최종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볼을 연결하고, 이를 최전방으로 끌고 올라가는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활동량이 많았지만 체력적으로도 준비가 잘 된 듯했다.
이청용이 과거 K리그에서 활약하면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던 때는 FC서울 소속이던 2008년으로, 25경기에서 6골·6도움을 기록했다. 한 시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린 유일한 해다. 공격 포인트 자체가 많지 않은 스타일이다. 그러나 요소요소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내며 울산이 지난해보다 강한 전력을 뽐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울산이 ‘블루드래곤’을 품은 진정한 이유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