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심사 상영과 온라인 상영, 그리고 제한적인 오프라인 장기 상영회로 영화인, 관객들과 만난다. 매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해온 상영작 발표 역시 올해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선보인다. 네이버 V LIVE로 선공개한 뒤 5월 20일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국‧영문 자막 버전을 공개하는 것.
상영작 발표 영상은 전년도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배우 최희서가 진행자로 참여하고 문성경 프로그래머, 전진수 프로그래머, 문석 프로그래머 3인이 출연해 올해 스물한 살을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의 주요 상영작들을 소개한다. 이번 상영작 발표는 기존의 기자회견 형식에서 탈피해 영상으로 공개되는 만큼 콘텐츠의 성격을 강화한 획기적인 형식을 취했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번 상영작 발표 영상을 통해 올해의 국제경쟁 선정작을 최초 공개했다. 저마다의 비전과 스타일을 가진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영화를 선보이는 8명의 신인 감독 작품이다.
중국의 가오 밍 감독의 ‘습한 계절’은 습도가 90% 이상으로 올라가 불쾌감마저 느끼게 되는 계절에 벌어지는 네 남녀의 관계에 대한 작품이다. 루이스 로페스 카라스코 감독의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은 1992년 지역 의회를 불태우는 사건이 벌어져 사회 경제적인 위기를 겪었던 스페인 남부의 산업 도시 카르타헤나에 있는 바(bar)를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낸 독특한 다큐멘터리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클라리사 나바스 감독의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은 국가가 방치한 게토 지역을 배경으로 사회의 편견과 만연한 혐오 속에서도 피어나는 두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으며, 우루과이의 알렉스 피페르노 감독의 ‘잠수함이 갖고 싶은 소년’은 크루즈 여객선에 숨겨진 비밀의 문을 통해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신비롭고 몽환적인 영상으로 표현했다.
포르투갈 카타리나 바스콘셀루스 감독의 ‘변신’은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품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요소를 섞어 만든 감각적인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모로코 출신 마리암 투자니 감독의 ‘아담’은 아이를 키우며 홀로 사는 중년 여성과 만삭의 미혼모 사이에 일어나는 우정과 연민,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벨기에 조에 비톡 감독의 ‘점보’는 회전목마에 빠져 테마파크에서 일하는 주인공 잔이 새로운 놀이기구와 사랑에 빠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일본 나카오 히로미치 감독의 ‘오바케’는 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메이킹 필름인 동시에 감독 자신의 작업 방식을 소개하는 일종의 이력서이다.
국제경쟁에서 선보일 젊은 영화인들의 패기 넘치고 독특한 작품들은 5월 28일부터 9월 20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