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 제작자 윤신애 대표 “파격 소재, 넷플릭스 밖에 없었다”

입력 2020-05-1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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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사진제공|넷플릭스

■ ‘인간수업’ 제작자 윤신애 대표가 말하는 뒷이야기

“대본 보자마자 꼭 해야겠다 생각
캐릭터 위해 교복 수십벌 입혔죠”

“처음부터 방법이 없었다.”

2018년 초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329 의 윤신애 대표는 한 권의 대본을 건네받았다. 2000년대 김종학프로덕션에서 일하면서 친분을 쌓은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에게서 “아들이 글을 쓴다”는 말을 듣고서였다. 그는 대본을 읽고는 순간 얼어붙었다. 국내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충격적 소재와 파격적 표현 때문이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시작이었다.

‘인간수업’은 10대 성범죄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높은 수위로 그려냈다. 드라마는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 모으며 시청자 시선을 끌고 있다. 윤신애 대표로부터 제작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었다.


● 왜 넷플릭스인가?

윤 대표는 진 작가의 첫 회 대본을 읽고 2회 차 이야기도 주문했다. 그리고 “이건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작가는 뉴질랜드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작가의 “경험보다 중요한 독특한 감각”이 시선을 끌어당겼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사진제공|넷플릭스


윤 대표는 “기존 드라마의 패턴을 벗어나 있었다“면서 ”처음부터 넷플릭스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돌이켰다. 현실적인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판단했다. 넷플릭스 측은 “정말 한국에서 만들 수 있나”라는 의문을 던졌다. 10대 성범죄의 내용이 가져다줄 파격성에 시청자가 받을 충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 대표는 2007년 MBC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호흡을 맞춘 김진민 PD에게 대본을 건넸다. 김 PD 역시 호기심과 의심의 시선을 동시에 품었다. 넷플릭스는 제작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줬다. 결코 선정적이지 않은, 현실고발의 메시지가 담보였다. 2018년 말 넷플릭스와 계약, 1년의 시간을 거쳐 완료했다.


● “교복만도 수십 벌”

모두 10회 차의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동안 제작진은 넷플릭스가 요구하는 기술적 완성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0대 고교생들의 이야기인 만큼 각 캐릭터를 드러내줄 교복을 수십 벌이나 모델에게 입혀본 것도 그래서였다. 윤 대표는 “캐릭터별로 의상 스타일링을 달리 했다”며 주인공인 김동희의 부모가 부재하는 일상을 드러내기 위해 회색 등 무채색의 옷을 입혔다. “빨지 않아도 별로 티가 안 나기 때문”이었다.

‘인간수업’은 김동희, 백주현, 정다빈 등 신예 말고도 건달 임기홍과 노래방 마담 역 백주희를 널리 알리는 무대가 됐다. 극중 김동희를 협박해 또 다른 범죄를 꾀하려는 연인이다. 김동희의 하수인 최민수의 캐릭터가 워낙 강해 그와는 대비되는 다소 코믹한 캐릭터로서 역할을 다 했다. 이들은 ‘레미제라블’과 ‘그리스’ 등 뮤지컬을 통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다. 특히 임기홍은 김진민 PD의 2018년작 tvN ‘무법변호사’에 등장했다. 진선규가 소개했다. 작은 체구이지만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가 만만치 않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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