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와 싸우는 박병호·최정…같은 듯 다른 처지

입력 2020-05-20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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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병호(왼쪽)-SK 최정. 스포츠동아DB

걱정 어린 시선은 늘 기우에 불과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들인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와 최정(33·SK 와이번스)에 대한 얘기다. 올 시즌에도 초반 활주로에 머무르는 시간이 유독 길지만, 이내 화려한 비상에 성공하리란 믿음은 확고하다. 둘에게 해결사 역할을 맡긴 두 팀이 애타게 기다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두 거포는 늘 홈런 레이스의 핵심주자들이었다. 2019시즌 홈런 레이스도 둘이 주도했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하향 조정돼 리그 전반적으로 홈런 수가 급감했지만, 힘이 좋은 외국인타자들 사이에서 박병호가 33개로 1위, 최정이 29개로 공동 2위였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에는 유독 페이스가 더디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KBO리그 경기당 홈런 수가 1.4개에서 2.1개로 증가했지만 19일까지 박병호는 2홈런(0.191), 최정은 1홈런(0.158)에 그치고 있다. 타율도 나란히 1할대다. 그 사이 SK 한동민과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등이 5홈런으로 홈런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그나마 박병호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3번타자 이정후가 타율 4할대의 맹타로 득점과 타점을 쓸어 담으며 해결사 몫을 대신하고 있어서다. 12타점·9득점으로 모두 팀 내 1위다. 더욱이 팀 평균자책점 2위(3.71)를 기록 중인 마운드가 박병호를 비롯한 팀 타선에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3위에 올라있는 키움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8위(0.259)로 밀려난 팀 타율에 무게감이 더해지면 순위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컨디션 난조에 빠진 테일러 모터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박병호가 타선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다.

반면 최정의 침묵은 팀의 10연패로 고스란히 이어져 뼈아프다. 제이미 로맥과 함께 3·4번 타순을 고정적으로 맡아왔지만 둘의 동반침묵으로 인해 SK 역시 심각한 득점난에 허덕이는 중이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동민(11타점 7득점)만으로는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다.

더욱이 최정은 올해 프로 데뷔 후 처음 주장을 맡아 부담이 가중돼 있다. 설상가상으로 3루 백업요원인 윤석민마저 1할대 타율의 부진에 빠져있어 최정으로선 마음이 더 조급할 수밖에 없다.

결국 SK로선 최정의 부활이 절실하다.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으로 떠난 가운데 간판타자 최정이 새로운 구심점으로 자리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최정이 깨어나야 SK도 반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고척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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