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의 영웅 남태혁의 등장…우여곡절 끝에 SK 연패 탈출

입력 2020-05-20 2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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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무사 1, 2루 SK 남태혁이 동점 적시타를 날린 뒤 박수를 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간절한 마음이 그라운드 위에 모였다. 승리의 여신도 SK 와이번스의 손을 들어줬다.

충격의 10연패를 떠안는 동안 모든 상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1선발 닉 킹엄과 주전 포수 이재원, 외야수 고종욱 등 핵심 자원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투타의 엇박자로 눈앞의 승리를 놓친 날이 허다했다.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결정적 수비 실수도 빈번했다. 그럴 때마다 SK 염경엽 감독은 “모두들 분위기를 살리려고 굉장히 노력하는데…”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SK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5-3으로 꺾으며 1승의 가치를 절감했다. 약 2주간 선수단을 괴롭힌 패배 공식은 의외로 간단하게 깨졌다.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 마운드와 찬스를 놓치지 않은 타선의 힘이 조화를 이루자 팀을 짓누르던 부담도 서서히 녹았다. 그러자 침착하게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여유도 생겼다. 덕분에 5이닝 6안타 6삼진 3실점을 기록한 선발투수 박종훈에게는 시즌 3경기 만에 첫 승을 선물할 수 있었다.

난세의 영웅과도 마주했다. 승리의 물꼬를 튼 것은 간판타자 최정도,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도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타수 무안타에 그쳐있던 거포 유망주 남태혁이었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올린 그의 방망이는 득점권에서 연신 번뜩였다.

눈앞의 기회를 철저히 살려냈다. 2-3으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1·2루 상황서 1점이 절실했지만 SK는 번트 작전을 쓰지 않았다. 남태혁을 통해 과감히 정면승부를 걸었고, 이는 결국 묘수가 됐다. 남태혁이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승부는 3-3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 키움 내야진의 수비 실수를 발판 삼아 역전에 성공한 SK는 7회초 2사 1·2루 상황서 남태혁의 우전적시타로 5-3까지 달아났다.

특장점인 필승조도 위력을 발휘했다. 유망주 김정빈이 6회, 서진용이 7·8회를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으면서 15일 인천 NC 다이노스전 이후 개점휴업 중이던 하재훈에게 세이브 기회가 돌아갔다. 수비진도 9회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지영과 박동원을 연달아 내야 범타로 돌려세웠다. 서건창에게 볼넷을 허락하긴 했지만 뒤이어 김하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SK는 구단 자체 최다 11연패 타이의 위기를 떨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재훈은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승리를 완성한 SK 선수들은 마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로 서로를 격려했다. 우여곡절 끝에 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난 SK의 발걸음이 모처럼 가벼워졌다.

고척|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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