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무사에서 SK 한동민이 파울 타구에 맞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탈자의 수가 속수무책으로 불어난다. 이미 부상으로 핵심전력의 상당수를 잃은 상태다. 개막 시리즈에서 안방마님 이재원이 몸에 맞는 공으로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고, 주전 외야수 고종욱은 수비 과정에서 발목을 다쳐 역시 전열을 벗어나있다. 1선발 닉 킹엄 역시 팔꿈치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상자명단에 올라있는 킹엄은 앞으로도 2차례 더 등판을 거를 예정이다. 리그 최하위로 뒤처진 마당에 벌써 1군 엔트리 곳곳에 공백이 많다.
더 큰 위기가 SK를 덮쳤다. 침체된 타선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한동민마저 쓰러졌다. 24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 도중 파울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은 그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복귀까지 6~8주 가량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팀에서 가장 많은 6홈런을 폭발시키며 12타점, 10득점을 쓸어 담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왔기에 한동민의 부재는 더욱 치명적이다.
같은 날 수비 과정에서 왼쪽 어깨에 충격을 받은 2루수 김창평도 회복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9년에도 왼쪽 어깨 탈구로 재활한 이력이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통증이 남아있는 까닭에 부상자명단에 등재하고 3~4일 가량 경과를 확인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7·8번 타순을 맡아온 선수인데다 해당 수비 포지션에 김성현, 최항 등의 대체 카드도 있다.
문제는 클린업트리오 구성이다. 당장 내세울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이 없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최정이 3번타자의 몫을 해내지 못해 한동민이 3~6번의 여러 자리를 오가며 만능 해결사 역할을 해온 터다. 외야수 정의윤 또는 거포 유망주 남태혁으로 자리를 채울 수는 있지만, 한동민만큼의 무게감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저연차 선수들을 활용해 부상 공백을 메워온 SK 타선에는 큰 부담이다.
이는 자칫 선수단의 사기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간신히 10연패를 끊고 반등을 꾀하던 와중에 또 다른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미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중위권 팀들과의 격차 또한 제법 커진 상태다. 순위표 내 가장 낯선 자리에 놓인 SK의 여정은 한층 힘겨워졌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