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혼혈선수 1세대 마감, 2세대는 볼 수 있을까?

입력 2020-05-27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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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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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2009년 귀화혼혈선수제도를 도입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 국적을 가진 이력이 있을 경우, 귀화를 조건으로 국내선수 자격을 부여했다. 이 제를 통해 문태종, 문태영, 이승준, 전태풍, 박승리 등 해외 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 대거 KBL 무대로 유입됐다. 그 뒤 10년간 귀화혼혈선수들은 각 팀의 주축선수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문태종, 이승준, 전태풍이 은퇴한 가운데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문태영은 어느 구단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문태영은 2020~2021시즌 KBL 코트에 설 수 없다. 6월 30일까지 은퇴 동의서를 내지 않을 경우 내년 다시 FA 시장에 나설 수 있지만, 42세의 나이를 고려하면 문태영에게 손을 내밀 팀은 거의 없다. 사실상 은퇴 위기다. 이처럼 문태영의 계약 불발에 따라 귀화혼혈선수 1세대는 시간 속으로 저물게 됐다.

현재로선 또 다른 귀화혼혈선수를 보기는 어렵다. KBL은 2012년 귀화혼혈선수제도를 폐지했다. 혼혈선수 또는 해외동포선수가 KBL에서 뛰려면 귀화한 뒤 일반인 신분으로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야 한다.

그럼에도 눈길을 끄는 혼혈선수들은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수는 미국 애리조나대의 아이라 리(201㎝)다. 대학 진학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았지만, 그 뒤로는 큰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채 3년을 보냈다. 현재의 기량이라면 KBL에 외국인선수로도 오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내선수 자격을 얻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 에이전트는 “아이라 리 외에도 NCAA(미국대학농구)와 유럽에서 뛰고 있는 혼혈선수들이 있다. 외국인선수로 올 정도의 기량은 아니지만, 국내선수 자격이라면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 드래프트에 나온다면 당장 상위 순번을 차지할 수준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에이전트 역시 “귀화를 조건으로 일정 기간 국내선수 자격을 주는 제도(귀화혼혈선수제도)가 다시 마련된다면 KBL을 찾을 것이다. 국내 신인선수 풀이 적어지고 수준이 낮아지는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혼혈선수들을 유입시키는 방안을 다시 논의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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