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랜드 선수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주로 활동하면서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준우승을 일군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51)은 프로 사령탑 첫 승이 계속 미뤄지고 있지만, 표정이 나쁘진 않다. 팀 전력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고질 같던 무기력증이 사라졌다. 이기고 있어도 늘 불안하고, 밀리고 있으면 아예 포기하던 과거와 서서히 이별 중이다. 정 감독은 항상 “전력의 차이를 떠나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종료 휘슬까지 악착같이 달려들 때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서울 이랜드는 제주, 경남에 뒤지다가 동점골을 뽑아 값진 승점을 챙겼다. 이런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 서로가 책임감을 갖고 희생하며 ‘원 팀’을 구축하면 선수와 팀 모두 성장한다고 믿는다.
과거 서울 이랜드는 무색무취의 전형이었다. 특히 최근 2시즌 연속 꼴찌(10위)에 머물러 최약체라는 이미지까지 얻었다. 그러나 바닥을 친 만큼 이제 도약만이 남았다. 무관심에 가깝던 모기업(이랜드 그룹)도 변화의 의지가 강하다.
어렵게 쌓은 모든 명예를 내려놓은 정 감독도 배수의 진을 쳤다. 다년 계약을 마다한 채 3년으로 임기를 한정한 것도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서였다. 3년 내로 FC서울과 ‘서울 더비’를 꿈꾸는 서울 이랜드는 분명 변화하고 있다.
잠실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