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비운 상주 상무, 돋보이는 초반 기세

입력 2020-05-31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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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제 아래 펼쳐지는 K리그1(1부)에선 매 시즌 우승의 향방 못지않게 K리그2(2부) 강등에 대한 관심도 높다. 강등을 피하려는 하위팀들의 경쟁이 매년 치열하다. 올해는 일찌감치 한 팀의 강등이 정해졌다. 바로 상주 상무다.

상무는 올해를 끝으로 상주와 연고지 계약이 끝난다. 2011년부터 이어온 인연이 끝을 맺으면서 상주시는 시민구단 재창단을 모색하고 있다. 상무는 새 연고지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상무가 새 연고지를 확정하면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다음 시즌을 K리그2에서 맞는다.

개막에 앞서 강등이 결정됐기 때문에 상주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따랐다. 실제로 상주는 5월 9일 울산 현대와 개막전(원정)에서 0-4로 크게 패했다.

그러나 특유의 군인정신으로 버티면서 ‘정신은 육체를 지배한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2승1무로 승점 7을 챙기며 상위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안정을 찾았다. 우승 후보 울산에 4실점했지만 16일 강원FC(2-0 승), 23일 광주FC(1-0 승), 29일 대구FC(1-1 무)를 상대로 단 1골만 내줬을 뿐이다. 이는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분위기를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됐다. 선수들은 강등에 대한 생각을 잊었다. 팀을 이끌고 있는 김태완 감독(49)은 “선수들과 하위스플릿이나 강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주는 마음을 비우고 선수 개인의 발전, 나아가 팀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선수활용폭도 넓어졌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김 감독 역시 마음껏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펼칠 요량이다. 김 감독은 대구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우리는 내려서는(수비적인) 축구도 했지만, 이와 상관없이 우리가 하고 싶은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마음을 비우고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상주는 올 시즌 K리그1 무대에서 가장 눈여겨볼 팀 중 하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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