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ㅣ프로축구연맹
김기동 포항 감독은 스리백 전환에서 해법을 찾았다. 5월 22일 FC서울과 홈경기에서 1-2로 패한 뒤 전략을 바꿔 3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 나섰다. 전민광, 김광석, 하창래로 스리백을 구성하고 활동량이 좋은 측면 공격수 심동운을 2선으로 내렸다. 상대의 측면 공격을 억제하는 동시에 오버래핑을 통해 역습을 노리는 구상이었다. 순간질주가 좋은 팔라시오스는 일류첸코와 함께 최전방에 배치해 상대 수비를 흔들게 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의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철저히 수비 중심으로 나선 인천의 벽을 경기 초반부터 손쉽게 허물며 무려 4골을 쏟아내는 결과물(4-1 승)을 얻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김 감독의 묘수가 빛을 발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일주일 훈련한 것치고는 완성도가 괜찮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러나 한 번의 승리에 만족할 순 없다. 포항은 6일 우승 후보 울산 현대를 만난다. 더 단단한 조직력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해냈지만, 스리백은 아직 몸에 맞지 않은 옷 같다. 우리가 추구하는 빌드업에 어려움이 있고 아직 어색하다. 선수들이 움직이는 상황이나 지점이 명확하지 못해 인천의 압박을 잘 못 풀어낸 모습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경기다. 포백을 할지, 그대로 스리백을 할지는 코치, 선수들과 상의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