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연예계 ‘양극화’ 심화되나

입력 2020-06-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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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영화관. 스포츠동아DB

극장가, 연기·취소에 유동성 위기
방송가 광고매출 40% 가량 떨어져
가요계 대형기획사만 온라인 수익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예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감염병 확산세가 확연히 잦아들지 않는 이상 위기상황은 악화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자금력을 갖춘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 차이가 더욱 뚜렷해질지 모른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새로운 무대가 좀체 활성화하지 못하면서 걱정의 시선은 더 커진다.

● “위기 극복? 앞이 보이지 않는다”

영화계는 큰 위기에 놓였음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5월 극장 관객은 150만명가량으로, 이는 지난해 5월 1800만여명에서 무려 90%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적지 않은 신작이 개봉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6월에도 개선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영화진흥위원회의 ‘코로나19 충격:한국 영화산업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초 제작현장 실태조사에 응한 82편 가운데 절반이 넘는 42편이 제작을 연기하거나 중단 혹은 취소해 올해 1∼4월 피해액은 213억여원에 달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이재우 정책연구원은 “개봉일이 순차 연기되면서 이미 집행한 홍보예산은 손실이 불가피하게 되고, 이는 중소배급사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나마 안정적인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투자배급사들까지 몸을 움츠리는 상황에 그렇지 못한 영화 제작 주체들의 위기의식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영화사 수박 신범수 대표는 ”다수의 신작이 없으니 부가판권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현재로선 전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제작 중단→매출 감소 악순환…언제 고리 끊나?”

방송가와 가요계 상황도 다르지 않다.

감염병 위기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998년 IMF 위기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0.2%·한국은행)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광고 매출 감소 등 방송사 경영악화로 드라마 편수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K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속한 한국방송협회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광고 매출이 4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연기자 출연료 등 제작비가 크게 늘어난 드라마 부문의 기류는 예전 같지 않다. 제작 논의 중단과 취소 등에 따라 연기자들을 거느린 매니지먼트사들의 매출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한 연기자 기획사 관계자는 “톱스타급 연기자를 거느린 대규모 회사가 아니고서는 오래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대규모 라이브 공연 시스템을 갖춘 대형 기획사들은 물론 최소한의 인건비 등 경상비를 회수하기 쉽지 않은 중소규모 가요기획사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최근 내놓은 코로나19 피해 현황에 따르면 대중음악계는 2∼4월까지 211개 공연의 연기·취소로 추산 633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그룹 방탄소년단이나 슈퍼주니어, 슈퍼엠처럼 고가의 유료 온라인 공연이 가능하다면 모를까 언감생심이다”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매출은 나오지 않는 힘겨운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암담하기만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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