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느새 최장수 외인’ 로하스, “종신 KT맨? 팀이 원한다면!”

입력 2020-06-0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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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하스. 스포츠동아DB

대체선수에서 최장수 외인으로…. 멜 로하스 주니어(30)는 이제 ‘종신 KT 위즈맨’을 꿈꾸고 있다.

로하스는 5월 23경기에서 타율 0.409(3위), 6홈런(공동 3위), 20타점(6위), OPS(출루율+장타율) 1.144(3위)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주간 자가격리를 거치느라 늦게 출발했지만 꾸준히 맹타를 휘둘렀다. 유한준, 강백호가 동시에 빠진 KT 타선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매년 성장 중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로하스는 2017년 6월 조니 모넬의 대체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만 해도 거포보다는 중장거리포라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2018년 ‘벌크업’을 거친 뒤 KBO리그를 폭격했다.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5, 43홈런, 114타점, 114득점을 기록했다. 외국인선수가 타율 3할·4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동시에 넘긴 것은 에릭 테임즈(전 NC 다이노스)에 이어 로하스가 2번째였다.

지난해 둔해진 몸으로 수비에서 약점을 여러 차례 노출했지만 KT는 또 한 번 로하스와 동행을 결정했다. 그리고 로하스는 체중감량을 통해 날렵해진 모습으로 올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시즌 초 무시무시한 페이스는 겨우내 흘린 땀방울의 결과다.

로하스의 매력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빛난다. 팀 동료 윌리엄 쿠에바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한국생활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다. 이들은 같은 아파트에서 숙소생활을 하는데, 직접 차를 몰며 동료 외인들의 출퇴근길을 책임진다. 캠프 때 “어느새 KBO리그 4년차다. 음식, 생활 등 모든 것이 편안하다. 선배로서 데스파이네의 적응도 돕겠다”며 했던 다짐을 실천하는 중이다.

KT 로하스. 스포츠동아DB

KBO리그 4년차 로하스는 제이크 브리검(키움 히어로즈),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과 더불어 올 시즌 외국인선수들 중 최장수다.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역대 최장수 외국인선수 기록도 노려볼 만하다. 두산 베어스와 KT를 거친 더스틴 니퍼트(2011~2018년·8시즌)가 이 부문 1위이며, 타자로는 한화 이글스 출신 제이 데이비스(1999~2002년·2004~2006년·7시즌)가 ‘최장기근속자’다.

로하스는 2018시즌 KBO리그에서 MVP(최우수선수)급 성적을 낸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고민했다. 직접 윈터미팅 장소에 나타날 만큼 의지가 강했지만, 원하는 수준의 계약을 제시받지 못했고 결국 KT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빅리그에 대한 꿈을 품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KT에 남아 ‘레전드의 길’을 걷는 쪽을 고민하고 있다.

“올 시즌 최장수 외국인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영광이다. 계속 KBO리그 생활을 이어가게 해준 KT에 고맙다”며 “많은 팬들이 ‘종신 KT맨’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약 KT에서 계속 나를 원한다면 이 팀에서 은퇴하고 싶다.”

로하스의 다짐은 이뤄질 수 있을까. KT로선 ‘복덩이’가 지금처럼 활약해준다면 고민할 이유는 없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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