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손원평·천명관…‘메가폰’ 든 소설가들

입력 2020-06-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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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무열이 주연한 영화 ‘침입자’는 소설 ‘아몬드’를 쓴 손원평 작가(사진)가 감독으로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이색 이력’ 영화 감독들 뜬다

손원평 감독의 ‘침입자’ 4일 개봉
천명관도 ‘뜨거운피’로 감독 데뷔
조은지 등 배우도 영화 감독 도전

소설을 쓰고, 연기를 하다 감독이 됐다. 최근 영화 연출에 도전하는 이색 이력의 감독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소설가로 글을 쓸 때, 배우로 연기를 할 때는 미처 발휘하지 못한 세계를 영화 연출로 표출하려는 시도이다.

4일 개봉하는 김무열·송지효 주연 ‘침입자’의 손원평 감독과 정우와 김갑수가 주연하는 영화 ‘뜨거운 피’의 천명관 감독은 이미 소설가로 잘 알려진 이들이다. 개성 강한 배우로 이름을 얻어온 조은지와 신승환은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연출에 나섰다.

● 소설가에서 감독으로

손원평 감독은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로 더 유명하다. 2017년 출간돼 40만부가 팔린 소설 ‘아몬드’의 작가이다. 4월 아시아권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소설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지만 오랫동안 준비한 꿈은 사실 감독이다. 2003년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을 공부했고, 이후 ‘너의 의미’ ‘좋은 이웃’ 등 단편영화를 연출해왔다. 하지만 장편영화 데뷔는 여의치 않았다. 포기하는 대신 손 감독은 소설과 시나리오를 동시에 쓰기 시작했고, 8년 준비 끝에 ‘침입자’로 결실을 맺었다.

영화 ‘뜨거운 피’의 천명관 감독 역시 ‘고래’부터 ‘고령화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기 훨씬 전인 1999년 영화 ‘북경반점’을 통해 시나리오 작가로 먼저 활동했다. 소설을 쓰지만 언젠가 감독이 되겠다는 포부를 끊임없이 밝혔고, 이를 자신의 소설에도 자주 담아왔다.

이들은 시나리오도 ‘당연히’ 직접 쓴다. 실종된 동생이 가족 앞에 다시 나타나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손원평 감독은 “‘아몬드’와 ‘침입자’의 출발은 같다”며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장르를 달리 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부산 변두리에서 나고 자란 남자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그린 ‘뜨거운 피’는 천명관 감독이 소설에서 줄곧 추구해온, 거칠지만 정이 넘치는 세계와 상통한다.

섬세한 연출은 작가 출신 감독의 강점이다. 김무열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작은 것부터 전체적인 그림까지 정확히 파악해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고 손원평 감독의 연출 과정을 소개했다.

영화 ‘입술은 안돼요’의 조은지 감독과 주연배우 류승룡, 무진성(오른쪽부터). 사진제공|NEW


● 코미디·다큐까지 배우들의 감독 도전

드라마와 영화에서 맹활약하는 개성 강한 배우들도 감독이 되길 주저하지 않는다. 조은지는 코미디 ‘입술은 안돼요’로 연출가로 데뷔한다. 7년째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앞에 천재 작가지망생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우 류승룡과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등 쟁쟁한 배우들이 주연해 촬영을 마쳤다.

조은지는 이미 ‘2박3일’, ‘오늘, 우리’ 등 단편영화 연출로 역량을 키우고 실력도 증명했다. 이번 ‘입술은 안돼요’ 역시 시나리오 당선작을 발굴한 제작자가 제안해 그가 연출에 나섰다.
드라마 ‘배가본드’ ‘낭만닥터 김사부’의 신승환은 1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들리나요?’를 김봉한 감독과 공동 연출했다. 소통전문가 김창옥이 청각장애인 아버지와 화해해가는 치유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평소 김창옥과 나눈 인연이 계기가 돼 휴먼 다큐를 내놓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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