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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일 윌리엄 쿠에바스를 1군에서 말소했다. 좌측 장요근 손상으로 5주 이상 이탈이 불가피하다. 같은 날 유한준(우측 내전근 부상)이 돌아왔지만 몸 상태가 아직 60%에 불과해 주루나 수비는 힘들다. 강백호(좌측 손목 인대 부상)도 빨라야 다음주쯤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이대은, 하준호의 이탈까지 감안하면 구멍이 한두 개가 아니다.
외인 2선발, 3,4번타자, 마무리 투수가 모두 이탈했거나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정작 이 소식을 전하는 이강철 KT 감독은 덤덤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의 부상을 알리며 “차라리 잘 됐다. (김)민수를 대체선발로 활용할 계획이다. 불펜에서 좋지 않았는데 맞더라도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선수다. 선발로 뛰며 구위가 올라오면 향후 불펜으로 돌아가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확히 11개월 전 했던 이야기와 일치한다. KT는 지난해 잇몸의 힘으로 어금니의 공백을 버틴 경험이 있다. 지난해 6월 25일 강백호의 손바닥 자상을 시작으로 황재균, 김민혁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차례로 이탈했다. 이 감독도 짙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백업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으니 오히려 좋은 기회다. 우리 팀 뎁스 좋다”라고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믿음을 보냈다.
![이강철 KT 감독(왼쪽).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0/06/03/101339581.2.jpg)
이강철 KT 감독(왼쪽). 스포츠동아DB
실제로 그 자리를 조용호, 박승욱, 강민국 등이 채우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KT가 창단 최다인 9연승을 달린 것도 강백호의 부상으로 추락을 염려하던 시점이었다. 올해도 강백호와 유한준이 빠진 상황에서 조용호가 출루율 5할의 맹활약으로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한 바 있다.
이 감독은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젊은 선수들 입장에서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잡으려는 마음이 강하다. 지난해에도 그 덕에 이겼다”며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줬기 때문에 감독으로서는 믿음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시즌 전 구상이 100% 맞아떨어지는 팀은 없다. KT로서는 시즌 초반 겹친 악재가 야속하기만 하지만 그대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지난해 백업 선수들의 힘으로 5강 싸움까지 펼친 KT는 올해도 잇몸 야구의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KT는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