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나의 길은 소리”…‘소리꾼’ 이봉근·이유리·김동완·박철민, 제2의 ‘서편제’ 될까

입력 2020-06-03 1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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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나의 길은 소리”…‘소리꾼’ 이봉근·이유리·김동완·박철민, 제2의 ‘서편제’ 될까

명창 이봉근의 목소리가 대중의 마음을 울릴까.

3일 오전 11시 영화 ‘소리꾼’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 됐다. 현장에는 조정래 감독, 배우 박철민, 이유리, 김동완, 명창 소리꾼 이봉근이 참석했다.

‘소리꾼’은 영조 10년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로 정국이 어수선한 시기 납치된 아내 간난을 찾기 위해 저잣거리에서 노래하는 소리꾼 학규를 중심으로 뭉친 광대패의 조선팔도 유랑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다.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담아낸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봉근은 아내를 찾기 위해 조선 유랑에 나선 소리꾼 학규 역을, 이유리는 학규의 납치된 아내 간난 역을, 박철민은 학규의 조력자 장단잽이 대봉 역을 맡는다. 김동완은 속을 알 수 없는 몰락 양반 역을 맡아 유랑에 활력을 더한다.

이날 배우들은 한복을 입고 등장.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심청가’, ‘천안 삼거리’ 등 판소리 공연을 선보였다. 박경림은 이유리의 판소리 실력을 칭찬했고, 이유리는 “영화에서 나는 소리를 많이 하진 않는다. 소리꾼의 아내라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다. 제2의 직업을 찾은 거 같다”며 “난 한복 홍보대사다. 한복을 너무 좋아해서 한복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찍고 싶었는데 원 없이 편한 한복을 입고 촬영했다”며 웃어보였다.

김동완 역시 판소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깨달았다. 나의 길은 소리다. 진지하게 장르를 바꿀까 고민을 했다”며 “박경림 목소리가 탐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학규 역을 맡아 극을 이끌 이봉근은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KBS 국악대상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소리꾼 명창이다. KBS2 ‘불후의 명곡’ 2회 우승을 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다만 배우로서는 첫 연기 도전이다. 이봉근은 “첫 영화다보니 무서웠다. 첫 회차 때는 스테프도 무서웠는데 다들 자연스레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셨다. 그러다보니 편해졌다. 이젠 없을 때도 보고 싶다”고 밝혔다.

박철민은 소리꾼에 도전,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그는 “이봉근이 간단한 소리를 하면 늘 호흡을 맞췄다”며 현장에서 즉석으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이유리는 ‘소리꾼’으로 첫 영화 주연을 맡게 됐다. 이유리는“부끄럽지만 소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우리 소리가 이렇게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해보지 못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장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메이크업이 27호로 시작해서 35호로 끝난다. 굉장히 말라 간다”고 귀띔했다.

이유리는 출연 계기를 묻자 “감독님 때문에 출연하게 됐다. 감독님이 신인 때부터 오래 나를 지켜봐줬다 하셨다. 날 오랫동안 지켜본 어떤 역이든 상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철민은 “너한테도 그랬냐. 나를 존경해서 꼭 하고 싶다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김동완은 “나한테는 이 세 분 얘기만 했다. 이유리, 박철민, 이봉근과 하고 싶다했지만 내 얘기는 안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조정래 감독은 “영화 ‘서편제’에 대한 오마주가 꿈이었다. 영화를 보고난 다음에 ‘서편제’ 2편 시나리오를 썼다. 그만큼 좋아했던 영화라 이번 영화가 잘돼서 임권택 감독님께 칭찬받고 싶다. ‘서편제’에 실제 명창들이 출연해 현실감이 살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영화만큼은 연기, 소리를 다 잘하는 사람을 쓰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감독은 배우들의 팬이다. 이유리의 오랜 팬이었고, 박철민은 무대에 있을 때부터 보고 반했다. 김동완은 1세대 아이돌로 ‘신화’ 속에서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다. 팬으로서 함께 하게 돼서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봉근은 ‘연기꾼’에 선정됐다. 이날 “인상적인 장면에 있던 배우,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인 ‘연기꾼’을 뽑는 시간이 마련됐다. 조정래 감독, 박철민, 이유리는 이봉근의 표를 얻어 ‘연기꾼’에 등극했다.

이유리는 “이봉근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 봉근이는 우리의 소리, 우리의 한을 표현하는데 뛰어나다. 그런 점이 우리 영화에 녹아냈다. 그걸 들으면 ‘봉근이의 매력과 우리의 소리가 이렇게 좋구나’라고 느끼실 거다. 꼭 우리의 소리를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조정래 감독은 ‘소리꾼’을 ‘가족의 복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배우들이 가족의 의미를 물으면 ‘혈연도 가족이지만 영화로 만난 사람들이 만든 공동체도 가족’이라고 한다. 그렇듯이 이 땅에 있는 국민들도 다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코로나19 사태에 위로가 되길 기원했다.

조정래 감독의 소망처럼 이봉근의 목소리가 지친 대중들의 마음을 달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소리꾼’은 7월 1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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