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왼쪽 사진 가운데)이 소리꾼으로 변신했다. 영화 ‘소리꾼’에서 판소리를 통해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다.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 판소리까지 뛰어든 ‘최장수 아이돌’ 김동완의 무한도전
내달 개봉 영화 ‘소리꾼’ 이봉근 역
명창 찾아가 3주간 특훈까지 받아“세밀한 판소리 직접 부르니 더 짜릿”
“나의 길이 ‘소리’라는 걸 이제야 알았어요. 괜한 말이 아니라 심각하게 음악 장르를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그룹 신화의 멤버 겸 연기자 김동완이 최장수 아이돌 스타라는 진귀한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한의 정서가 서린 판소리를 택했다. 7월1일 개봉하는 주연 영화 ‘소리꾼’(제작 제이오엔터테인먼트)이 그 무대다. 촬영을 마친 지금, 음악 장르의 전환까지 고민할 만큼 전통 소리에 흠뻑 빠졌다.
2016년 ‘시선 사이’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동완이 3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소리꾼’ 제작보고회에서 구성진 목소리로 경기민요 ‘천안삼거리’를 열창했다. 한복까지 곱게 차려입은 모습이 낯설었지만 그만큼 신선했다. 김동완은 한국형 뮤지컬 영화를 표방하는 ‘소리꾼’에 캐스팅되자마자 명창을 찾아가 3주간 특훈까지 받았다고 했다.
‘소리꾼’은 조선시대 영조 10년을 배경으로 사연 많은 소리꾼들이 팔도의 풍광과 가락으로 희로애락을 풀어내는 작품이다. 김동완과 함께 판소리 명창 이봉근, 배우 이유리가 호흡을 맞췄다. 박철민, 김민준 등 개성 강한 연기자들도 합류했다.
김동완이 ‘소리꾼’ 조정래 감독(오른쪽)과 경기민요 ‘천안삼거리’를 선보이는 모습.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영화에서 직접 소리를 선보여야 하는 장면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적지만 김동완은 특유의 꼼꼼한 성격답게 누구보다 탄탄한 기본기를 익혔다. “어깨너머로 구경하고 국악 관련 콘텐츠를 공부하면서 소리가 정말 섬세한 음악이라는 걸 알았다”는 그는 “리듬만 있는 음악인 줄 알았지만 세밀하게 완성돼 쉽게 따라하기 어렵고, 그래서 직접 불렀을 때 더 짜릿하다”고 예찬론을 펼쳤다.
‘소리꾼’은 또 다른 자극도 줬다. 이번 작품으로 연기자로 데뷔하는 명창 이봉근, 연출자인 동시에 실제 고법 이수자인 조정래 감독을 양 손에 꼽으면서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걸어왔는지, 위대한 소리에 왜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김동완의 열정을 추켜세우며 화답했다. “1세대 아이돌이지만 다른 가수들에게서 느껴지지 않는 그만의 확실한 분위기가 있다”고 평했다. 이봉근도 “치밀하게 계산해 연기하는 배우”라고 칭했다.
김동완은 2012년 ‘연가시’와 2015년 ‘글로리데이’ 등으로 스크린에서 활약해왔다. 연기자로서도 실력을 꾸준히 인정받았지만 소리를 표현해야 하는 영화는 그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장르 뿐 아니라 ‘가족의 복원’이라는 메시지가 안긴 책임감도 무겁다. 김동완은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사람들끼리 영화를 본다면 가족만큼, 그 이상의 사랑과 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