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고 원투펀치’ 소형준-허윤동의 ‘시즌 2’가 궁금해

입력 2020-06-04 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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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회에서 유신고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허윤동(왼쪽)과 소형준. 스포츠동아DB

“무슨 일 있어?”

고교 동창이 간밤에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걱정되는 마음에 연락을 한 친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얼른 안부를 물었다. 다행히도 걱정을 살 만한 일은 없었다. 검색어에 오른 이유는 오히려 함께 축하할 일이었다. 그 친구는 “내일 선발투수로 나가게 됐어”라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2020년 KBO리그에서 ‘영건’의 시대를 열고 있는 유신고등학교 동기동창, KT 위즈 소형준과 삼성 라이온즈 허윤동의 이야기다.

열아홉 살, 아직 영글지 않은 꽃다운 청춘이다. 그러나 둘은 5월 28일 나란히 선발투수로 등판해 동반승리를 챙겼다. 우완 소형준은 개막부터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 자원이지만, 좌완 허윤동은 이날이 프로 데뷔전이었다. 낯선 이름(허윤동)의 등장에 전날부터 포털사이트가 들끓었다. 검색어 순위에서 허윤동의 이름을 발견한 소형준이 먼저 연락한 것이다.

‘그날’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했던 소형준은 “(허)윤동이가 전날(5월 27일) 검색어에 있어 깜짝 놀랐다. 얼른 연락을 해봤는데, 다행히 선발등판(5월 2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한다는 얘기를 해주더라. 떨지 말고 잘 던지라고 말해줬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유신고에서 원투펀치로 활약한 둘은 프로무대에 오기 전부터 이미 우정이 깊었던 사이다. 고교 3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는 다른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아직도 꾸준히 연락하며 가깝게 지낸다. 각광받는 유망주였던 둘은 프로 데뷔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각 팀의 선발투수로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5월 28일 허윤동은 5이닝 무실점 쾌투로 대뜸 첫 승까지 신고했고, 소형준은 5이닝 5실점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3승째를 챙겼다.

공교롭게도 허윤동의 데뷔전(선발등판)과 소형준의 선발등판이 겹쳐지면서 둘은 2차례 같은 로테이션을 돌게 됐다. 둘은 5일 휴식 후 또다시 같은 날짜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승리에 입맞춤했다. 3일 허윤동이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3실점, 소형준이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둘의 묘한 동행이 계속됐으면 하는 야구팬들이 많았지만,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로 허윤동이 먼저 1군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삼성은 4일 허윤동을 1군에서 제외하고 퓨처스리그(2군)에서 재정비를 하게 했다. 유신고 원투펀치의 프로무대 동반활약이 일단 ‘시즌 1’을 마친 셈이다. 기대에 못 미쳐서가 아니라 체계적 성장을 위한 관리 차원의 엔트리 변동이라 언제든 다시 1군으로 호출될 전망이다.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소형준은 이제 다시 허윤동의 1군 합류를 기다린다. 유독 영건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2020시즌, 유신고 원투펀치가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시즌 2’에선 이들의 맞대결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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